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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사임 거부-시민 분노 확산


무바라크의 성명발표 후 분개하는 이집트인들
무바라크의 성명발표 후 분개하는 이집트인들

30년 간 장기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인들의 시위가 오늘 (11일)로 18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예상과는 달리 다시 한 번 즉각 사퇴를 거부하면서 이집트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무바라크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0일 밤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집트 시간으로 10일 밤 11시, 한국 시간으로는 오늘 오전 6시에 국영TV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시위대의 즉각 퇴진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오는 9월까지 권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성명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이집트 어 효과음]

즉각 물러나는 대신 새로 임명된 부통령에게 권력의 일부를 넘기고, 평화적인 권력이양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무바라크 대통령은 기존에 밝혔던 헌법 개정 계획을 다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계엄령을 언제 해제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 무바라크 대통령이 어제 성명에서 퇴진을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이번 성명은 정반대 내용이었네요?

답) 그렇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성명은 당초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것입니다. 성명 발표를 앞두고, 미국 언론들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언론들은 무바라크가 사임할지 모른다, 무바라크의 사임이 임박했다는 내용의 속보를 긴급하게 내보냈는데요, 결과적으로 오보를 한 셈입니다. 이집트 군도 어제 긴급 성명을 통해, 시위대의 요구가 수용될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 중앙정보국장도 사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면서, 무바라크 퇴진설은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은 그 같은 예상들과는 정반대로 권력 연장을 선택했습니다.

문) 무바라크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지요?

답) 네, 무바라크 대통령은 어떤 외국의 간섭과 명령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가 외국, 특히 미국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기대했던 이집트 국민들의 실망이 상당히 클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충격과 실망, 그리고 분노. 이집트 국민들의 반응을 이렇게 세 단어로 표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 국민 성명 발표에 앞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집트 국민들은 승리했다는 기쁨에 환호했었는데요, 막상 정반대의 성명이 나오자 충격과 실망, 분노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국민의 반응 직접 들어보시죠.

"reaction is really bad…

무바라크 대통령이 즉각 사임을 거부한 것에 대해 사람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대통령 궁으로 행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시위대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향해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 시위대는 항의의 표시로 신발을 벗어 던지기도 했습니다.

문) 이집트의 민주화 성지로 떠 오른 카이로 자유의 광장에 다시 시위대가 모이고 있는데요, 오늘 또다시 최대 규모의 시위가 예상되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더욱 거세지고 모여드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오늘 백만인 항의 시위를 진행하고 대통령 궁과 국영TV방송국을 포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 오후 금요기도가 끝나고 나면 카이로 뿐아니라 이집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18일 간 시위 중에서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이집트 사태가 점점 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모습입니다. 결국 이집트 군부의 선택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현재 어떤 입장입니까?

답) 아직까지는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라크 군은 오늘 성명을 통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 치러질 대선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약속했습니다. 아울러, 이집트 군부는 현 상황이 종료되는 대로 시위대 요구를 받아들여 30년간 시행돼 온 긴급조치법을 철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집트 군은 또 국가안보에 가해지는 모든 위협에 대해 경고하면서, 시위대에게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 앞으로 이집트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죠?

답) 그렇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집트 야권 지도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이집트가 폭발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는데요, 그 만큼 긴장이 팽팽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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