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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철수 명령 거부한 이집트 시위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집결해 군사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 집결해 군사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이집트에서는 지난 9일 한 밤중에 수도 카이로 시내 도로들을 막고 타흐리르 광장 일부를 다시 점거한 반정부 시위대와 군인들간 유혈 충돌이 벌어져 최소한 2명이 숨지고 71명이 다쳤습니다. 이들 시위대는 타흐리르 광장을 떠나라는 군의 명령을 무시한 채 10일에도 계속 자유의 광장에 남아 시위를 벌였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자 수백명은 전날 밤 군과 충돌한 뒤 9일 카이로 시내 타흐리르 광장으로 다시 집결했습니다. 시위대는 이 날 떼를 이루어 모이긴 했지만 모인 수는 그 전날에 비해 훨씬 적었습니다. 8일의 시위에는 카이로에서 최근 몇 주 사이 가장 큰 규모였던 수만 명이 모였습니다.

9일 한밤중에 이집트 군은 타흐리르 광장에서 야영하고 있던 대부분 젊은 층인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에 총을 쐈습니다. 현장에 있던 아무르 샤위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9일 새벽 3시쯤에 장갑차 12대에 나눠 탄 군인들의 지원을 받아 모든 방향에서 모여든 군 병력이 타흐리르 광장에 배치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샤위 씨는 군인들과 맞닥뜨렸을 때 광장 한가운데에서 야영 중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샤위 씨는 또 군인들이 공중을 향해 수많은 탄환을 쏘기 시작했을 때 부터 약 25분 동안 시위대는 ‘평화적으로’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이 시위대에 가담한 여러 군 장교들을 체포하려고 했고 그 뒤 이들 가운데 3명을 살해했다고 샤위 씨는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목격자는 군이 긴칼로 시위대에 가담하려던 한 군인을 살해했으며 야영지 내부에 있던 다른 여러 군인들이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이집트 국영 텔레비전 방송은 이집트 보건성의 말을 인용해 1명이 목숨을 잃고 7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집트군 지도자들은 앞서 일상 생활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무력을 써서라도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대들을 몰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이집트를 통치하고 있는 이집트군 최고 위원회는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에 성명을 올려 과거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이끌었고 지금은 해체된 국민민주당의 몇몇 세력이 이번 폭력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집트 육군 총장이며 군 최고 위원회 의장인 후세인 탄타위 원수의 퇴진을 촉구하는 운동가들은 이집트 언론인 노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른 운동가들과 신랄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몇몇 운동가들이 군을 분열시키려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군을 분열시키는 것은 이집트의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집트 내부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군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체 군이 아닌 죄가 있는 사람만 처벌돼야 한다고 지적한 이 관계자는 헛된 말만 하는 다른 운동가들을 비난했습니다.

중동평화를 위한 카네기 재단의 아무르 함자위 씨도 이번 시위 사태와 관련해 운동가들은 법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제하고 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함자위 씨는 법이 방향을 잡아 죄가 있는 사람들을 처벌하도록 허용하기 앞서 우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함자위 씨는 또 처벌받을 전직 관리들을 둘러싼 올가미가 조여질 때마다 일반인들과 군을 갈라놓으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많은 시위자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다른 전직 관리들을 부정축재와 잘못을 저지른 혐의로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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