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이 최근 한국 일선 군 부대에서 전투 구호가 쓰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자의 사진을 붙인 데 대해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부를 역적패당이라고 표현하며 용납할 수 없는 대역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이어 최고 존엄을 모독하거나 훼손하려 할 경우 군과 인민이 무차별적인 성전으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앞서 한국 일부 언론은 지난 달 27일 인천의 한 군 부대가 내무반 문에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사진을 붙이고 두 사람을 겨냥하는 내용의 전투 구호를 붙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은 오는 9일까지 이어지는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에 대응해 보복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현재 북한 군은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해 최전방부대에 경계근무 강화 태세를 하달하고, 남측 지역을 겨냥한 연습 포탄 사격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부위원장도 키 리졸브 훈련을 앞두고 연평도와 백령도 전방에 있는 부대들을 시찰하고 한국 측 전력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달 26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비난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그 동안 공식 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을 계속해오고 있어 중단할 것을 촉구해야 할 입장이라면서도 북한의 비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이 미-북 회담에서 비핵화에 합의한 데 이어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에도 호응해 올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녹취: 류우익 통일부 장관] “남과 북이 만나서 진정성 있는 태도로 대화를 시작하고 남북관계 현안들을 지혜롭게 해결한다면 상생공영 남북관계와 통일의 길이 멀지 않을 것입니다.”
류 장관은 이날 통일부 창설 43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지난 달 북한에 제의한 고구려 고분군 일대 병충해 방제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