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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탈북자 단속, 갈수록 강화"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캠페인이 한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으면서 탈북자들의 열악한 실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탈북자 지원 활동가들은 특히 중국과 북한 당국의 탈북자 체포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중국 내 탈북자들의 실태를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문) 중국 내 탈북자가 현재 어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까?

답) 흔히 2만에서 1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미국난민이민위원회(USCRI)는 최근 보고서에서 1만 1천 여명으로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미 의회조사국(CRS)은 보고서에서 3만에서 5만 명 정도, 일부 탈북 지원단체들은 5만에서 최대 3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 그럼 그 가운데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강제북송되고 있습니까?

답) 중국 당국이 비밀로 하고 있어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힘듭니다. 탈북 지원단체들은 적어도 연간 2-3천 명 이상이 북송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탈북자를 오랫동안 지원해온 한국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희태 국장] “중국에 북한을 담당하는 변방대가 20여개, 그리고 8군데 해관을 통해 계속해서 (탈북자가 북한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강제송환 예정인 사람이 2백 명 정도 이상 있을 정도로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적게는 3천 명, 많게는 5천 명 정도가 작년 정도에 강제북송된 숫자지만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몇 만 명의 강제북송이 있었다고 얘기가 되고 있어서..”

김 국장은 일부 변방부대 출신 소식통들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강제북송 규모를 산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탈북자들은 그럼 중국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답) 활동가들에 따르면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인신매매를 통해 음란 화상채팅방이나 시골로 팔려가 살고 있는 여성 탈북자들, 둘째는 도심지에서 장기간 정착해 살고 있는 탈북자들, 그리고 먼저 한국에 정착한 가족의 도움을 받아 한국행을 시도하는 가족형 탈북자들이 있다는 겁니다. 이 가운데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한국행을 위해 이동하는 탈북자들이라고 활동가들은 말했습니다.

문) 이유가 뭔가요?

답) 일반 탈북자들은 마을에 살거나 파악이 어려운 아파트에 거주하며 화상채팅업에 종사하지만 한국행 탈북자들은 동남아시아나 몽골로 가기 위해 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북한 당국은 탈북자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교통 요충지에서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어떤 식으로 단속을 벌이는 거죠?

답)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한국의 ‘동아일보’는 최근 중국 공안당국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최근 29명의 요원을 탈북자 체포를 위해 중국에 파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간을 ‘탈북자 집중 체포 기간’으로 정해 중국 당국과 공동으로 색출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문) 탈북자들에게는 상당히 위협적인 소식일 것 같은데요. 어디서 색출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까?

답) 공안국의 고위 소식통은 옌지와 퉁화, 창춘, 선양, 베이징, 그리고 남부 쿤밍 등 6개 도시 내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요원들이 상주하면서 색출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 공안당국이 이런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공안국과 안전국은 이와는 별도로 오래 전부터 일부 탈북자를 미끼처럼 활용해 탈북자들과 지원단체 관계자들을 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김희태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희태 국장]: “(공안이) 탈북 동포들 중에서 간혹 잡혀오는 사람들을 회유합니다. 북한에 잡혀가면 고초를 당하니까 너를 강제북송하지 않겠다. 대신 우리 공안국의 정보원 역할을 해 달라. 그럼 너는 문제가 생겨도 계속 풀어주고 2년 정도 도와주면 네가 원하는 곳 한국이라도 가도록 내버려 두겠다. 이렇게 해서 중국 공안의 정보원 역할을 하는 탈북자들이 있습니다.”

문) 체포된 탈북자 입장에서는 이런 공안당국의 회유를 무시하기도 힘들 것 같네요. 북송 돼 당할 고초가 두려우니까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최근 선양에서 탈북자들이 체포된 것은 내부에 중국의 정보원으로 활동한 탈북자 남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탈북자 1천 여명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 두리하나선교회 대표 천기원 목사는 탈북자들을 구출하면서 이런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그런 일은 비일비재해요. 내가 확실하게 믿으면 감이란 게 있는데..그 감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죠. 우리도 두어번 당했습니다.”

문) 탈북자들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겠네요. 누구도 믿기 힘들구요. 그럼 끝으로 탈북자 지원 활동가들은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안전과 제3국행을 위해 어떤 조언들을 하고 있습니까?

답) 중국에 입국한 뒤에는 무조건 조선족 등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선교단체나 탈북 지원단체의 연락처를 얻어 도움을 부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가깝게는 중국 주재 한국 외교공관에 연락하면 직원들을 통해 탈북자 지원단체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탈북 중개인을 직접 통하면 위험이 높고 나중에 수 천 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단체 관계자들은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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