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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량난 다룬 책 ‘세상에 부럼 없어라’ 영국의 논픽션 상 수상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표지
'세상에 부럼없어라'의 표지

1990년대 후반 식량난을 겪는 함경북도 청진 주민들의 삶을 그린 책이 영국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신문 바바라 데믹 기자가 쓴 ‘세상에 부럼 없어라’인데요. 최원기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주민들의 삶을 그린 책이 1일 영국의 비소설 분야 상인 ‘새뮤얼 존슨 상’을 받았습니다.

영국의 ‘새뮤얼 존슨 상’ 위원회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신문의 바바라 데믹 기자가 펴낸 ‘세상에 부럼 없어라’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뮤얼 존슨 상 위원회의 이반 데이비스 위원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감춰져 있던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린 점을 높이 사 이 책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서방에서는 북한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이미지만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일반 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게 됐다는 것입니다.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였던 새뮤얼 존슨의 이름을 딴 이 상은 영어로 출판된 비소설 분야의 책을 선정해 상을 주고 있습니다. 또 저자에게는 3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됩니다.

‘세상에 부럼 없어라’는 바바라 데믹 기자가 함경북도 청진 출신 유치원 보모와 의사 등 탈북자 6명을 인터뷰해 펴낸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주민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1995년 식량 배급이 중단되자 청진의 한 유치원에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어린이들의 도시락에서 밥을 한 숟가락씩 덜어서 배고픈 어린이들에게 나눠줬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는 이나마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나중에는 거의 모든 어린이들이 도시락을 싸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 책에는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의 의사 ‘김 씨’가 중국의 발전상에 놀라는 장면도 나옵니다. 청진에서 의사로 일하던 김 씨는 먹을 것을 찾아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김 씨는 중국의 한 민가에서 우연히 ‘개밥’을 보게 됩니다. 쌀밥에 고기가 좀 들어 있는 개밥이었습니다. 이를 본 김 씨는 ‘중국의 개가 북한의 의사보다 잘 먹는다’고 한탄 하는 내용도 나옵니다.

이 책을 읽은 새뮤얼 존슨 상 위원회의 이반 데이비스 위원장도 의사 ‘김 씨’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위원장은 의사 김 씨가 고난의 행군 시절 아무런 약품도 없는 병원에서 환자를 맞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바바라 데믹 기자는 지난 2001년부터 6년 간 서울에서 근무 하면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또 데믹 기자는 지난 2008년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북한 공연 등 세 차례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현재 바바라 데믹 기자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신문 베이징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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