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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관심 끄는 워싱턴 인근 탈북자 식당 '평양순대’


평양 출신의 탈북자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 교외 지역에 평양식 순대를 파는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평양순대’라는 상호의 이 식당은 종업원들도 모두 탈북자 출신입니다. 미국의 소리 안효림 인턴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교외 도로 한 구석이 북한식 순대 냄새로 가득합니다.

마영애ACT // “어서오세요. 편안한데 앉으세요. 여기 따뜻하거든요”

이 곳은 11년 전 북한을 탈출한 뒤 우여곡절 끝에 2004년 미국에 정착한 마영애 씨의 삶의 터전, ‘평양순대’ 입니다.

마영애 씨는 두 달 전 이 곳에서 평양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고향인 평양에서 전수받은 솜씨를 그대로 선보이고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 식당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애난데일’ 근처여서 탈북자들을 포함한 한인들이 많이 찾습니다.

마// “본 한국 분들이 많이 오시고, 실향민 분들은 더 많이 오시고요. “

손님ACT// “너무 맛있어요 정말!”

“맛있어요. 그렇잖아도 다른 가게랑 비교했는데 여기가 진짜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음식 먹는 게 굉장히 까다로운데 입에 딱 맞는다고… ”

이 집의 대표메뉴는 다름아닌 ‘평양식 순대’.

그런데 겉보기에는 남한의 순대와 별 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요.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마 ACT// “남한 순대에는 잡채만 들어갔죠? 저희는 여러 야채가 들어가고 찹쌀을 넣어서 알이 꽉 차고 찰져 보이죠. 약간 매콤하게 하는 것이 특기죠. 동포들의 입을 잡은 거에요.”

손님ACT// “좀 더 담백하고 순대가 독특하게 맛있네요”

“좀 더 입에 달라붙어요.”

“입에 착착 달라붙어요. 돈 받고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웃음) “

그 외에도 순대를 이용해 만드는 국밥, 볶음 등은 기본이고 순대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한 돼지 국밥, 닭고기 온반, 오리찜, 평양 가자미 식혜, 온면 등 다채로운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손님ACT// “나도 국밥. 나두 국밥! 국밥에…녹두지짐 오래 걸려요?”

“처음에는 저 혼자 와서 먹어봤는데 맛있어서 식구들이랑 같이 와서 먹어보고 있습니다. “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이 순대라는 것이 외국인들에게는 좀 낯설고 이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의외로 국밥을 좋아하는 외국인도 많다고 합니다.

마ACT// “저희는 외국인들은 국밥 안 잡숫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국물이 너무 좋다는 거죠. 순대도 잡수시고 다 잡수세요. 저희가 내용 뭐뭐 들어갔는지 다 설명을 하거든요. 그런데도 맛있다 하고. 특히 국물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외국인들이 다대기라고 하는 양념장이 들어간 얼큰한 국물을 좋아한다니, 무척 신기하게 생각됩니다.

현재 마영애 씨는 식당 운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탈북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ACT// “그전에는 공연하고 찬양해서 자금 보냈는데 지금은 업체를 운영해서 그네들한테 조금씩 보내주고.. 그런 식으로 해서 탈북자들 돕고 있어요. 누가 알아주건 안 알아주건.”

순대를 팔아 남는 이윤으로 탈북자들을 돕고 있다는 마영애씨. 그 뿐만 아니라 식당 종업원들도 모두 탈북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 ACT// “ 미국에서 탈북자들 받아는 줬는데 직업들이 변변치 않아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거지처럼 사는 사람들도 있어요. 탈북자들 직업창출 때문에 탈북자들 데리고 캘리포니아에서도 식당을 했었죠. 그리고 이 식당도 탈북자들의 공동 자활 센터죠. 자립해서 먹고 사는 공간... “

탈북자들이 똘똘 뭉쳐 이루어낸 그들만의 작은 보금자리, ‘평양순대’. 이 곳에서 열심히 평양의 맛을 나르는 그들의 땀방울에서 희망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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