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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팬데믹’ 대비 안 돼 있어…북한 대비태세 최하위”


지난 4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활동을 보도했다.
지난 4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활동을 보도했다.

전 세계 각국은 세계적 대유행병, ‘팬데믹’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지난해 말 발표된 국제 보고서가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거의 대부분 항목에서 세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9일 현재 2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최초 확진자가 나온 중국과 바이러스가 가파르게 확산된 한국 등에선 증가세가 주춤해졌지만, 미국과 유럽에선 하룻새 1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는 이 같은 세계적 대유행병 즉, 팬데믹에 얼마나 잘 대비돼 있을까?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두 달 전에 발표된 국제 보고서는 전 세계가 팬데믹에 제대로 대비돼 있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세계 보건안보 지수’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존스 홉킨스 대학과 미국의 비영리단체 핵위협방지구상 (Nuclear Threat Initiative: NTI),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계열사(EIU) 등 세 단체가 공동으로 작성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 195개 나라에 대해 예방과 조사, 대응, 보건, 규범, 위험 등 6개 분야 140개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긴 것으로 국제 보건안보 능력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담았습니다.

이에 따르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195개 나라의 평균점수는 40.2점으로, 대부분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한은 195개 나라 중 17.5점으로 최하위인 193위를 기록했습니다.

6개 항목 모두에서 대부분 최하위에 그쳤는데 특히 ‘대응’ 분야에서 꼴찌 즉, 195위를 기록했습니다.

‘대응’ 항목에는 총 7가지 세부 내용이 평가요소로 반영됐는데 여기에는 ‘비상사태 대비와 반응 계획’, ‘훈련 반응 계획’, ‘사회기반시설 소통’ 등이 평가됐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현재 북한이 취한 상황이 각각의 해당 항목에 고스란히 반영된 점입니다.

‘사회기반시설 내 소통’은 195개 나라 중 195위를 기록한 반면, ‘무역과 여행 통제’ 항목은 100점 만점으로 195개 나라 중 가장 우수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제대로 된 소통이 없어 투명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과 국경을 전면 봉쇄한 북한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겁니다.

북한은 국제적 책무와 공공보건 응급상황 대응에서의 국제 합의 등을 평가한 ‘규범’ 항목에선 19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연구시스템과 실시간 감시와 보고 등의 항목이 포함된 ‘조사’ 분야에선 185위를, 사회기반구조 타당성과 정치적 안보 위험 등의 항목이 포함된 ‘위험’ 분야에선 172위를 차지했습니다.

검사를 시행하고 새로운 의학 수단을 개발하는 능력 등이 포함된 ‘보건’ 분야는 145위로 역시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그나마 북한이 가장 높게 평가받은 분야입니다. 북한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소말리아와 적도 기니뿐입니다.

이 보고서에서 팬데믹에 가장 준비가 잘 된 것으로 평가받은 나라는 83.5점을 받은 미국입니다.

미국은 6개 항목에서 대부분 1위를 차지했는데, ‘위기’ 분야에서는 19위를 기록했습니다.

세부 항목에서 미국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부분은 ‘보건’ 분야 중 ‘건강보험 접근성’으로 175위를 기록했습니다.

의료보험이 너무 비싸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리기 힘든 미국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70.2점으로 9위에 올랐습니다.

‘조사’와 ‘대응’ 분야에서 각각 5위와 6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위험’ 분야에서 가장 낮은 27위를 기록했습니다.

세부항목에선 응급상황 대응 운용에서 1위를 받았습니다. 실제 한국은 ‘드라이브 스루’ 검진소를 처음으로 운용하는 등 기민한 대응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나라의 공동의 대응과 책임의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계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정례 브리핑에서 항상 강조하는 ‘각국의 연대와 결속’과 맥을 같이 하는 내용입니다.

[녹취: 계브레예수스 사무총장] “This amazing spirit of human solidarity must become even more infectious than the virus itself.”

보고서는 또 각국의 지도자는 안보와 공중보건 당국 간 협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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