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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 미사일 자제 거듭 촉구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오늘 거듭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일정이 다가온 상황에서 중국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 것으로 보이는 데요,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와 관련해 발표한 내용부터 전해 주시죠.

답) 중국 외교부의 홍레이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현재 상황에서 각 당사자가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홍 대변인은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각 당사자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며 각 당사자의 공동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해 기존에 밝힌 사실상의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이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접촉했는데요,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해서도 논의했겠죠?

답) 네, 이틀 전인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 전문가들과 만난 뒤 귀국길에 베이징을 방문한 리근 국장은 중국 외교부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리근 국장은 오늘 낮 북한으로 돌아가기 앞서 베이징공항에서 취재진들에게 중국 측과 접촉했다고만 말하고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이틀 동안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과 만나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 측과 접촉한 결과를 설명하고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은 또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근 국장은 앞서 지난 3일 베이징공항에 도착해 취재진들에게 평화적 우주 개발은 모든 나라의 자주적이고 보편적인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중국이 북한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과연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철회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답)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 달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에 위성 발사를 포기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힌 것처럼, 중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의 행동을 말리려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크게 손상하고 대북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무릅쓰면서까지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중국 내에서는 보다 우세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김정은 지도체제 출범 이후 중국은 이례적으로 대북 식량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요, 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해 식량과 원유 등의 대북 지원을 철회하는 것과 같은 강경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또한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중 상층부 간 대화와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북한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입니다.

문) 그런 점에서, 중국이 고위 관계자를 북한에 보내 입장을 전달할 지도 주목되는데요.

답)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방침을 굽히지 않음에 따라, 중국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맞아 공산당과 정부의 고위급 인사를 축하 사절 형식으로 북한에 파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고위급 인사의 북한 파견이 이뤄질 경우 상층부 간의 직접적인 의사전달 통로를 만들고 나아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외교부의 장즈쥔 부부장은 지난 달 16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불러 우려를 표명하면서 공동책임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해 가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중국은 또 지난 달 19일 북한 외무성의 리용호 부상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우려의 뜻을 북한 상층부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 한국, 일본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대북 제재 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관심사인데요.

답) 중국은 북한이 2009년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월 2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당시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 채택시 반대하지 않는 수준으로 북한에 불만을 표시했었는데요, 이번에도 당시와 비슷한 수위의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놓고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제재를 가할 경우 3차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때와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은 사태 악화 방지를 명분으로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대신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에서 중재 제스처를 취하는 데 치중할 것으로 중국 내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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