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중국군이 서해상에서 잇따라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먼저 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17~18일 서해를 사이에 두고 한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산동성 옌타이 부근 해상에서 전시에 대비한 병력 구조와 무기수송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국 관영 중앙방송 등이 오늘 전했습니다. 또 중국 해군의 고속 미사일 경비정부대는 며칠 전부터 한반도 서남 쪽에 있는 동중국해에서 대함 미사일 공격훈련을 성공리에 진행했다고 중국 인민라디오방송 등이 전했습니다.
중국군이 서해상에서 전시에 대비한 해상 수송훈련과 미사일 공격훈련 등 무력시위성 군사훈련을 잇따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실시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인민해방군은 앞서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동중국해에서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문) 이번 훈련은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 리지에 연구원은 오늘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민해방군이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리지에 연구원은 그러면서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전시 수송훈련은 실질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 발언은 이번 훈련이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을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한 것입니다. 차이나 데일리도 오늘 1면에 게재한 기사에서 중국군의 서해 훈련은 예정된 한-미 양국의 군사훈련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시됐다는 점을 부각시켜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습니다.
특히 중국군은 이례적으로 이번 서해와 동중국해상 훈련의 사진과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는데요, 이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대하는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한국은 최근 사정거리 1천5백 ㎞에 달하는 순항 (크루즈) 미사일을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한 중국 쪽의 반응이 있나요?
답) 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어제 1면 머리기사에서 한국군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지대지 순항 미사일 ‘현무 3C’의 공격 사정권에 베이징과 상하이 등 수십 개의 중국 도시가 포함된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에 대해 냉정하지 못한 태도라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순항 미사일 개발이 북한에 타격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전략적 위협 반경은 한반도를 넘어섰다면서, 한국의 냉정치 못한 태도는 천안함 사건을 핑계로 감히 뛰어들 생각을 못했던 금지구역에 뛰어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중국이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 계획 발표를 계기로 한국을 직접 겨냥해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점이 주목되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이달 들어서만 다섯 차례나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특히 군과 언론, 전문가들은 일제히 한국을 직접 겨냥해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언론들이 한국 비난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환구시보는 지난 7일 머릿기사에서 한국이 망령되게 함부로 서해 군사훈련으로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고 비난했고, 또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이해와 협력 없이는 한 발짝도 내디디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한국 비난에 가세하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랴오닝성 분원의 뤼챠오 연구원은 어제 환구시보와의 인뷰에서 한국의 순항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동북아시아는 북한이 아니며 한국이 마음대로 방종해도 되는 곳이 아니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국은 행동 하나하나를 할 때 이로 인해 나타날 안 좋은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중국이 이처럼 미군과 한국군의 연합군사훈련을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답)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비서장인 뤄위안 소장이 중국청년보 등 관영 언론을 통해 한-미 서해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하는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 훈련이 중국 안보 뿐아니라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위협이 되고, 베이징을 비롯한 화북 지방과 요동반도가 미국 항공모함의 작전권에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한-미 연합훈련이 중국과 미국 간 군사교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최선의 결과를 도모해야 한다는 외교적인 전략 차원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공식적인 이유 외에 중국 정부와 군은 미 항공모함이 서해에 들어서면 중국의 전략적 요충지가 작전 반경에 들어가게 돼 중국에 위협이 되고, 또 동북아시아 해상에서 군사적 주도권을 쥘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며 한미 서해 연합군사훈련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군과 한국군의 동해상 연합군사훈련을 앞두고 서해에서 잇따라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훈련은 미-한 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