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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안함 관련 한국 정부 조치에 논평 유보


중국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대북 제재 조치와 관련, 논평을 자제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오늘 발표된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공식 논평 없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오늘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차 중-미 전략경제대화 개막식에서 축사를 했지만,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다이빙궈 외교 담당 국무위원도 개막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은 채, 대립을 격화시키고 전쟁을 계획하는 어떠한 시도도 오늘날 세계에서 환영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시도는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어제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주재한 만찬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대북 제재에 협조를 요청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어서 아직 이번 사건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중국의 기본입장은 뭔가요?

답) 중국 정부는 지난 20일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외교부 마자오쉬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각국은 냉정하고 자제하면서 유관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논평이 중국 정부 입장의 기조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자체적으로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 평가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이번 중-미 전략경제대화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언급이 나오더라도 지난 20일 발표한 대로 각국에 냉정과 절제를 요구하면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는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중국은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데 대해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대북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군사적 충돌을 포함해 한반도 불안 상황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지 않도록 유도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만일 안보리 회부로 대북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경우 제재의 수준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6자회담 의장인 중국의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가 오늘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답) 네,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오늘 오후 한국에 도착해, 내일 한국 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을 갖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할 예정입니다. 한-중 양쪽은 우다웨이 대표 방한이 오는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과 29∼30일 제주도에서 개최될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사전조율 차원이라고 밝혔지만요, 중국 쪽은 지난 주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방한을 제의한 것을 알려져, 중국이 천안함 사태와 6자회담 재개를 놓고 한국 측과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다웨이 특별대표의 한국 방문을 통해 조율된 중국의 입장은 오는 28일 한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 총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 중국 언론들은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요?

답)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한 즉시 사실관계 위주로 긴급 보도한 뒤 실시간으로 전하며 큰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이와 동시에 북한 쪽의 반응도 비중 있게 처리했습니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는 뉴스전문 채널에서 논평이나 화면도 없이 사실보도 위주로 전했고, 보도 분량도 1분에 못 미칠 정도 짧게 전하며 비중을 애써 낮췄는데요, CC-TV는 낮 시간에 이어 저녁 주요 뉴스 시간에도 북한 군 당국이 한국에 반북한 심리전을 즉각 정지할 것을 요구하고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북한의 발표 내용을 먼저 보도한 데 이어 한국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제재 조치 발표 내용을 전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중-미 전략경제대화를 크게 보도하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천안함 문제의 논의 여부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 중국의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에 어떤 의견을 보이고 있나요?

답) 중국 내 한반도와 국제 문제 전문가들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해 남북한 간 긴장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찬롱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안이 상정될 경우 군사적 수단에 대해서는 반대하겠지만, 만일 사실관계 확인 뒤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대북 제재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찬롱 교수는 이어 천안함 사건이 실제로 북한이 하지 않았다면 억울한 마음이 클 것이고, 이는 분노로 바뀌게 되면서 남북한 간 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징이 베이징대학 한반도연구센터 부주임은 남북한 관계가 6.25 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 같다며, 한국이 북한의 검열단 파견 제의를 받아들임으로써 대화의 문을 열고 북한에 해명의 기회를 주는 게 좋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류장융 칭화대학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천안함 사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프로세스가 후퇴할 것이라며,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한국과 북한 모두에게 전하고 있다며 중국이 대북 강경책에는 동조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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