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픈소스 AI를 앞세워 미국 주요 테크 기업들의 수익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고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빌 드렉셀 수석연구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경고했습니다. 또 충격적인 대형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미·중 간의 실질적인 AI 규제 합의는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빌 드렉셀 수석연구원을 화상으로 만나봤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AI 경쟁에서 미국은 최첨단 모델 분야의 우위를 확실하게 점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누구나 모델을 직접 다운로드해 수정하고 자체 서버에서 실행할 수 있는 모델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추격세를 볼 때 실제 양국 간의 기술 격차가 얼마나 좁혀졌다고 보십니까?
드렉셀 연구원) 네,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 것이 사실입니다. 기업들이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모델과 누구나 쓸 수 있게 여는 오픈소스 모델의 경쟁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폐쇄형 모델이 기술 자체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끈다면 오픈소스는 주로 효율성에 집중하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성능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오픈소스 전략이 무서운 진짜 이유는 미국 대표 AI 기업들이 이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절대적인 기술력에서 미국을 단숨에 앞지른다기보다는 값이 싸면서도 '쓸 만한 수준'의 AI를 대량으로 공급해 미국 선도 기업들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 훨씬 더 큰 위협입니다.
앵커) AI 안전성과 위기관리 연구에서 권위주의적 지배 체제가 초래할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오셨습니다. 중국의 AI 안전성 및 실전 배치 접근법이 위기를 관리하는데 취약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드렉셀 연구원)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고질적인 위기 관리 실패 때문입니다. 재난 전문가들은 작은 사고가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대형 위기로 번지지 않으려면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개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굳어버린 상명하복식 위계질서와 '나쁜 소식은 윗선에 보고하지 않는 문화'가 이를 가로막습니다. 중국이 딱 그런 사례입니다. 1990년대 에이즈 문제부터 2000년대 초 사스(SARS), 그리고 코로나19까지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안 좋은 보고를 꺼리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문제가 중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기에 중국 IT 업계는 정부의 위험 감수 성향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고, 검열 당국은 과거의 사고 기억을 지우면서 기술 발전만을 일방적으로 찬양합니다. 이 세 가지가 합쳐져 중국을 AI 안전 사고에 매우 취약하게 만듭니다.
앵커) 미국과 동맹국들의 반도체 및 장비 수출 통제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군사와 정보 당국이 첨단 AI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규제가 중국의 군사 AI 개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오히려 중국이 자체적인 독자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떠밀고 있다고 보십니까?
드렉셀 연구원) 그게 바로 핵심 논쟁거리인데, 아마 두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을 겁니다. 중국이 최고급 반도체 기술을 스스로 완전히 만들어낼 수 있을지, 또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반도체 생태계는 매우 복잡해서 미국조차 일본이나 네덜란드 같은 동맹에 기대고 있습니다. 중국이 규모 면에선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지식은 수십 년간 쌓인 것이며 각종 통제 속에서 전파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국도 절박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필요한 곳이라면 막대한 돈을 비효율적으로 쏟아부어서라도 개발하려 합니다. 따라서 이는 시간 문제가 됐습니다.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중국은 반도체 부족으로 군사 AI 구축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고, 만약 효율성을 높여 빠르게 버텨낸다면 독자적인 반도체 역량을 갖출 때까지 시간을 벌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앵커) 연구원님께서는 미국과 인도 간의 기술 협력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를 발표해 오셨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를 견제하고 대체 AI 인재풀과 제조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전략 속에서 인도는 어떤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까?
드렉셀 연구원) 인도의 중요성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수년간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를 경계해 왔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싸고 쓰기 편한 중국산 기술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중국을 강력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강한 의지를 지닌 특별한 나라입니다. 게다가 인도는 개도국 환경에 꼭 맞는 '디지털 공공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본 경험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기술 확장을 넘어서려면 반드시 인도와 손을 잡아야 합니다. 미국은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인도의 디지털 시스템 구축을 돕고,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 같은 자금을 활용해 개도국들이 자유롭고 개방된 서방 진영의 기술을 채택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앵커) 미·중 양자 구도를 넘어, 중국은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감시 기술과 통신, AI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디지털 영향력 확장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서방 전략의 가장 큰 맹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드렉셀 연구원) 앞선 질문과 바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서방은 미국-인도 파트너십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만큼 개발도상국의 현지 사정을 잘 알지 못하고 가격을 맞추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도가 꼭 필요합니다. 또 많은 미국 전문가들이 착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개도국들이 인권을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기술 제품을 살 때 '인권'이나 '사생활 보호' 같은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실용성과 저렴한 가격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나 인권 가치만 앞세워서는 설득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해결책과 가격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앵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기술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존'을 이루거나 인공지능AI 군비 통제와 같은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영구적인 기술 냉전 체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십니까?
드렉셀 연구원) AI처럼 변화가 빠른 분야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처럼 온 세계가 전쟁 공포를 겪었던 수준의 대형 사건이 터지지 않는 한 미·중이 진지하게 AI 군비 통제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그런 상황 근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최근 사이버와 AI가 얽힌 위험한 조짐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양국이 피부로 위기를 느끼기 전까지는 의미 있는 협상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현재는 양국이 각자의 기술 진영을 쪼개는 과거 냉전식 블록화로 가고 있습니다. 물론 대형 위기라는 것은 늘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찾아오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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