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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 원유 수출 실적, 5개월째 전무


지난해 6월 북한 신의주의 중국 접경 지역에서 경계 근무 중인 북한 군인들. (자료사진)
지난해 6월 북한 신의주의 중국 접경 지역에서 경계 근무 중인 북한 군인들. (자료사진)
올해 들어 다섯 달째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공식 통계에 전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올 들어 5개월 연속 전혀 실적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 해관총서가 23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에도 중국이 북한에 원유를 수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대북 수출품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온 원유가 5개월째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2만 t 정도의 원유를 북한에 수출하다 지난해에는 57만 t으로 수출 규모를 늘렸습니다. 매달 평균 4만 t 이상 수출한 셈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 모두 2억6천5백만 달러 어치의 원유가 북한에 수출됐습니다.

지난해에도 2월 수출 실적이 없기는 했지만 올해처럼 5개월 연속 수출 실적이 없는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입니다.

2009년에는 8월부터 11월까지 넉 달 동안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없었는데, 당시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이 4월과 5월에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압박의 일환으로 취한 조치라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중국이 원유 수출을 5개월이나 중단할 만큼 중대한 정치적 이유를 발견하기는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IBK경제연구소의 조봉현 박사입니다.

[녹취: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위원]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3개월만 원유를 안 줘도 북한 자체는 거의 마비되거든요. 공식적으로 통관하는 형태의 원유는 안 들어가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조금씩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중국은 매년 50만t가량의 원유를 북한에 무상 또는 장기 저리 차관 형식으로 원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무역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원유 수출은 유조선을 통해 북한으로 수송되는 반면, 무상 지원되는 원유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송유관을 통해 수송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해관총서의 공식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며, 중국이 여전히 북한에 원유를 수출하면서도 통계에 넣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도 이달 초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주관한 청문회에서 비슷한 견해를 보였습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 “I believe it is...”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 중단은 단순히 장부상의 문제라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중국이 북한의 원유 수요량의 70%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고 믿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원유는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현재 원유 수출이 북-중 간 현안으로 다뤄질 상황은 아니라고 디트라니 소장은 말했습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의 전체 원유 수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줄었고 3월과 4월에는 아예 수출 실적이 없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계상으로 중국의 원유 수출 실적이 저조한 건 북한에만 국한 된 현상은 아니라는 겁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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