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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조직부장 10년여 만에 북한 방문


리위안차오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장 (자료사진)
리위안차오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장 (자료사진)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이 10년여 만에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지난 2002년 실패한 신의주 경제특구를 되살리기 위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베이징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오늘(13일) 평양에서 (리위안차오)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 등 대표단을 만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리위안차오 공산당 조직부장 겸 당 중앙 정치국 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대표단을 만났다고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 등이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리 부장은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를 비롯해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특히 회견 뒤에 열린 연회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한 모습이 중국 CCTV 화면에 잡혔는데요, 김정은 부위원장은 중국 공산당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었고, 헤드 테이블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오른편 바로 옆에 앉았습니다.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1년 3월 당시 쩡칭훙 조직부장 이후 10년여 만입니다. 앞서 중국 공산당 대표단은 어제(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문) 오늘 회견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답) 김정일 위원장은 리위안차오 부장에게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에게 안부를 전한 뒤 지난달 중국 방문을 높게 평가하면서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 등과 함께 북·중 간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공고하고 강화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또 현재 복잡다단한 국제 형세에서 북-중 양당과 양국이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실천과 경험을 교류하는 것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북한 노동당과 정부는 중국과 함께 고위층 왕래의 강화를 비롯해, 밀접한 소통 유지, 실질적 협력 추진, 문화 교류의 확대, 지역 평화와 안정의 공동 수호 등에 나섬으로써, 북·중 간 전통적인 우의를 부단히 발전시키고 대대로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후계자 김정은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됩니다.

문) 이어 리위안차오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의 발언 내용도 전해주시죠.

답) 리위안차오 조직부장은 먼저 김정일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공산당 지도자들의 안부 인사를 전했습니다. 리 부장은 이어 북-중 양국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난달 김정일 위원장의 성공적인 중국 방문으로 양국 우호 협력 관계가 더욱 높은 단계로 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 부장은 또 중국은 북한과 함께 당과 국가 최고지도자의 중요한 공통 인식을 실행에 옮기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정치 상호 신뢰를 증진하면서, 협력을 확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리 부장은 양국이 지역과 국제 문제에서 소통과 협조를 유지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적극 보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목표를 실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문) 또한 이번에 북한과 중국은 평양에서 ‘전략대화’라는 명칭의 회담도 가진 것으로도 전해져 관심을 끄는데요?

답) 네.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은 지난 10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전략대화’를 갖고 양국 친선협조 강화방안을 논의했다고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회담이라고 표현한 반면, 북한 매체는 ‘전략대화’라고 소개했는데요, 북한이 다른 나라와 ‘전략대화’라는 명칭의 회담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대화에서 양쪽은 북·중 양당 간 전략적 교류(소통) 기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선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습니다. 이 대화에 북한 쪽에서는 최태복 노동당 비서, 리영수 당 부장이 참석했고, 중국 쪽에서는 리위안차오 공산당 조직부장,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쑨정차이 지린성 공산당 서기, 판리강 공산당 중앙 조직국장, 리시 상하이시 당위원회 조직부장, 스타이펑 장쑤성 당 위원회 조직부장, 양이앤이 당 중앙 대외연락부장조리 등이 배석했습니다.

문) 이번에 ‘전략대화’라는 명칭이 붙은 것을 볼 때, 북한과 중국 간에 협조 강화 방안들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답) 북, 중 매체들은 이날 전략대화에서 두 당과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관계 발전 방안을 비롯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논의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북, 중 양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이후 지난 주 황금평과 위화도 특구와 라선특구 개발 착공식을 하는 등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볼 때, 이날 전략대화에서는 정치, 경제, 외교, 당 간 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협조강화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중국 공산당 대표단이 방북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늘 중국으로 돌아 왔습니다.

한편 북한과 중국 간 전통적인 외교협력 채널인 노동당과 공산당 간 회담도 어제 열렸는데요, 중국내 ‘북한통’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는 별도로 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에는 북한 쪽에서 김성남과 박근광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등이 배석했고, 중국 쪽에서는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문) 북-중 관련 소식 한 가지 더 들어보죠.

지난 9일 중국과 공동으로 압록강변의 섬인 황금평•위화도 경제특구 개발을 시작한 북한이 지난 2002년 실패한 신의주 경제특구를 되살리기 위해 신의주 특구 신임 행정장관에 중국 기업인을 임명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답) 중국의 경제전문신문인 경제관찰보는 단동 소식통의 말을 따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단동을 비밀리에 방문해, 홍콩의 다국적 투자회사인 신헝지(신항기) 그룹 이사회의 가오징더 의장을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가오징더 이사장이 신의주특구의 행정장관을 맡기를 희망하고 있고, 이미 중국 고위층으로부터 동의도 얻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신헝지그룹은 압록강변 섬인 황금평 개발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입니다. 김영남 위원장은 가오징더 이사장을 만나, 신의주 발전과 북한의 경제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으며, 북한이 신헝지그룹을 매우 중요시하면서 가오징더 이사장을 여러 차례 초청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가오징더 이사장은 지난 5일 단동을 방문해, 단동시 정부와 황금평•위화도를 비롯해 단동시 일대에 50억위안 상당을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기간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가오 회장을 면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으로 거명되는 가오징더 신헝지그룹 이사장은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올해 55세인 가오징더 이사장은 중국 중부 쓰촨성 출신으로, 홍콩에 본사를 둔 종합 투자회사인 홍콩 신헝지국제그룹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가오징더 이사장은 또 중국의 최고 국정자문 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에서 현재 위원으로(교과문위체위원회 부주임)으로 있고,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도 역임하는 등 중국 정계에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습니다. 가오 이사장은 홍콩에서도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입법위원을 지냈고, 중국 본토와 홍콩을 연결하는 경제, 문화 분야 단체들의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가오징더 이사장은 특히 북한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일찍부터 북한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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