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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중 우호조약 수정 계획 없다’


중국 정부는 오늘 (24일) 지난 1961년 북한과 맺은 북-중 우호조약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중 정상회담 통역을 맡았던 중국 고위 간부가 최근 간첩 혐의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중국 외교부가 북-중 우호조약과 관련해 밝힌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최근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24일) 정례브리핑에서 냉전시대에나 적합한 북-중 우호조약을 수정하거나 폐기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조약 수정 계획에 대해 현재까지 들은 바 없다며 에둘러 부인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이어 북-중 우호조약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북-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 안정과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961년 체결된 북-중 우호조약에 따르면, 제3국의 침략 등으로 북한에 전쟁 상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은 자동적으로 군사력을 개입할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학계와 외교가 일각에서는 중국과 한국이 1992년 정식 수교를 맺는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북-중 우호조약 상의 중국 군대 자동개입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쪽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이 조항을 손대지 않고 있습니다.

) 중국 외교부는 내일로 60주년을 맞는 6.25 전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6.25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60년 전의 사건이 주는 교훈은 어렵게 얻은 평화와 안정, 안녕을 소중히 여기고 지역의 평화 안정과 공동발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안정이란 대국적인 견지에서 교류 강화와 상호신뢰 구축, 협력 추진 등을 통해 이 지역의 장기적인 평화 유지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 중국 정부는 6.25 전쟁 발발 원인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구요?

답) 네. 친강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6.25를 ‘조선 내전’으로 규정한 중국 입장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에,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6.25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을 피했습니다.

중국은 과거에는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먼저 침략했다는 북침을 주장했지만, 현재 사용되는 중국 중고교의 역사교과서에는 전쟁의 구체적인 발발 원인과 남과 북 가운데 어느 쪽의 침략으로 전쟁이 시작됐는지를 확실히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전쟁을 남북한 간 내전으로 규정하며 중국군의 참전 사실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한국 쪽의 요청과 홍보로 몇 해 전부터 기존 북침설에서 남침이나 북침을 언급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화제를 바꿔보죠. 북-중 정상회담 통역을 맡았던 중국의 전직 고위 간부가 한국에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최근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답) 지난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때 통역을 맡았던 장류청 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제2국의 남북한 담당 처장이 정상회담 관련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최근 사형에 처해졌다고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가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국에 망명 중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만드는 월간지인 와이찬(外參)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는데요, 와이찬에 따르면 장류청 처장은 2005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때 동행하고 2006년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배석해 북-중 정상회담의 통역을 맡았으며, 당시 두 정상이 나눈 기밀을 한국 당국에 누설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한반도 문제의 민감성을 고려해 장류청 처장만 비밀리에 처형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고, 또 장류청 처장이 조선족 출신임을 감안해 이 사건 이후 한반도 관련 업무에서 조선족 출신들을 배제하기 시작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습니다.

)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인 2명이 북한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다 사망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데요?

답) 최근 중국 지린(길림)성 지안(집안)에 사는 대북 무역업자 2명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북한 자강도 만포시를 방문했다 북한 당국에 의해 간첩 혐의로 체포돼 조사 과정에서 심한 구타 때문에 지난 20일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들 중국인의 시신을 넘겨 줄 수 없다고 중국에 통보했고, 중국 당국은 책임 회피를 목적으로 북한 쪽이 중국인에게 간첩 혐의를 씌운다고 맞서는 등 북-중 간에 외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24일) 정례브리핑에서 언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상황을 조사해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이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에둘러 확인했습니다.

)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북한이 현대아산의 투자로 개발된 금강산의 외금강 지역을 중국인에 이어 서방 관광객에게도 개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요.

답) 네, 베이징에 있는 영국계 북한관광 전문업체인 고려관광이 올 하반기 서방 관광객을 대상으로 내놓은 북한 관광 상품 17개 가운데 3개 상품이 처음으로 금강산 코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려관광은 오는 8월 7일부터 10박11일 일정으로 외금강 코스 등이 포함된 북한 관광 상품(비용 2190 유로)을 내놓고, 7월 21일까지 관광객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고려항공은 외금강이 현대가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개발하고 운영하던 곳으로 북한 당국이 새로 열었다고 소개하면서 이 외금강 관광에 참여하면 잠정 폐쇄 후 외금강을 찾는 첫 서방관광객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북한 당국이 금강산 외금강 지역을 외국 관광객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한국 현대아산의 사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커질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고려관광이 현재 서방 관광객을 모집 중인 외금강 코스의 경우, 현대아산이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등산로 등을 개발하고 온정각 등의 시설물을 운영하던 지역이어서 현대아산이 가진 사업권에 대한 침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달 18일 중국의 관광정책 담당부처인 국가여유국에 금강산의 내금강과 외금강, 해금강 등의 지역을 중국인 관광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중국 쪽은 예정대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외금강에 대한 관광을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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