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사무국장은 26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중국 당국의 특별단속으로 탈북자와 지원가들이 속속 체포되거나 추방 명령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체포된 탈북자들은 지금 수십 명이고 저희가 파악한 것도. 한국 사람도 한 10여명 되는데 그 중 대부분은 1주일 내에 나가라는 통보를 받으신 분이구요. 제가 아는 한국 사람 세 분은 체포됐습니다.”
김 국장은 선양과 연길, 장백 등 지역에 관계없이 탈북자들이 체포되고 있다며, 중국 내 탈북자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연변(옌볜) 조선족자치주 공안국은 앞서 10월 중순까지 외국인 관련 각종 불법행위를 엄격히 단속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이는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중앙정부의 외국인 불법 입국과 체류 등에 관한 특별단속 지시에 따른 겁니다.
이에 따라 탈북자와 이들을 지원하는 기독교 선교사들, 탈북 중개인들은 동북 3성 뿐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탈북자 최대 구출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국 두리하나선교회 대표 천기원 목사는 26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동남아로 향하는 중국 남부도 특별단속으로 길이 거의 막힌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저쪽 동북 3성하고 (남부의) 곤명하고 그 밑 쪽으로는 완전히 봉쇄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합동으로 단속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천 목사는 특히 동북 3성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과 탈북자 지원 관계자들에게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계속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천기원 목사] “지금 계속 여기 저기 잡혀서 연락옵니다. 단속이 정말 심한 것 같습니다. 선교사님들은 지금 움직이지 못하고 다 피해 다니고. 전에는 도와달라는 전화가 많았는데 근래에는 잡혔으니까 좀 빼내달라는 전화가 계속 옵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일부 기독교 선교사들은 단속을 피해 대도시나 한국으로 피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중국 당국의 대중교통 신분증 제시 정책으로 탈북자들이 탈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번 특별단속으로 탈북자들은 두려움에 빠져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중 국경지역 도시에 탈북자 신고 전화가 적힌 스티커가 대대적으로 배포됐으며, 일부 주택에는 비상 신고 벨이 설치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공안 뿐아니라 군대도 단속에 투입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그러나 ‘미국의 소리’ 방송에 중국 남성과 결혼해 자녀를 낳고 장기간 사는 탈북 여성들은 이번 단속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여성들은 중국의 사회 안정과 질서를 위협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란 겁니다.
북한인권단체들과 여러 국제보고서들에 따르면 중국에는 최소 1-2만명에서 최대 10만명의 탈북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기독교 선교사는 당국의 특별단속이 한국과 국제사회에 탈북자 문제가 부각됐던 지난 3월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안전위해죄로 중국 당국에 두 달 가까이 구금돼 있는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등 4명도 이런 배경 때문에 3월 말 다롄에서 체포됐다는 겁니다.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국장은 이번 중국 당국의 단속으로 탈북자들의 탈출 의지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탈북자 상황은 더욱 인권의 사각지대로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탈출 과정에 이르기까지 접촉할 수 있는,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 더 인권 유린의 사각지대로 내몰릴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더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형태로 저희 기독교 선교사들이나 NGO 관계자들이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