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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교도소 내 스마트폰 반입 확산


인터넷 통신과 정보검색 기능을 추가한 손전화기, 이른바 스마트폰이 미국의 교도소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재소자들이 불법 입수한 스마트폰으로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단속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하는데요. 사회의 가장 그늘진 곳까지 파고든 스마트폰의 확산 실태와 문제점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 뿐 아니구요, 전세계적으로 지난 한 해 정보통신 분야의 핵심용어를 꼽자면 바로 스마트폰이 아닌가 싶네요.

답) 예. 그만큼 사용자 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요. 스마트폰, ‘똑똑 손전화기’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구요, 전자우편, 전자책 읽기, 문서 작성 기능까지, 한마디로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첨단 컴퓨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문) 그야말로 똑똑한 손전화기라는 표현을 쓸만한 데요. 이게 일반 소비자를 넘어 교도소 안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답) 통계를 보면 예상을 훨씬 뛰어넘습니다. 일반 손전화기까지 포함하면 지난 해 1분기에 미국 교도 당국이 재소자들로부터 압수한 것만도 1천1백88개에 달한다고 하니까요. 캘리포니아 주로만 좁혀도 지난 한 해 모두 9천 개의 손전화기가 교도소 내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문) 재소자들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데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가 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실제로 그런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살인 혐의로 수감된 재소자가 스마트폰의 각종 검색 기능과 사진, 지도 등을 활용해 마약과 무기까지 교도소 내로 반입한 경우가 있었구요. 범죄조직 두목이 교도소에 갇혀서도 버젓이 외부의 조직원들과 연락을 취하고 범죄 명령을 하달한 경우도 적발됐습니다. 요주의 인물로 낙인 찍힌 중범죄 혐의자들까지도 별 어려움 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넣고 있다니까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문) 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기능을 하는 곳이 바로 교도소인데, 몸만 갇혀 있을 뿐이지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웬만한 바깥 활동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거군요.

답) 바깥 활동 뿐 아니구요, 교도소 내에서 재소자들끼리 이런 저런 일을 꾸미는데도 스마트폰이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고 합니다. 재소자들이 스마트폰의 전자우편이나 문자 보내기 기능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처우 개선을 요구한다든지 대규모 작업 거부 결정까지도 내릴 정도라는 건데요. 재소자들이 외부의 지지자들까지 결집시켜 언론 인터뷰까지 주도하고 보도 방향까지 꾸준히 확인한 사례도 있습니다.

문)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사법 당국이나 교도 당국이 긴장할 만 하네요.

답) 물론입니다. 하지만 문제의식만 높지 해결책 마련에는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국의 연방과 주 관할 하에 있는 모든 교도소 내 손전화기 반입은 법으로 금지돼 있긴 합니다. 하지만 재소자 대부분이 손전화기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손전화기의 교도소 반입을 막기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문) 어떻게들 가지고 들어가나요?

답) 역시 간수를 매수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구요. 방문자들이 슬쩍 숨겨서 반입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경범죄 혐의로 구금된 재소자들은 감시가 덜 하지 않습니까? 이런 허점을 이용하는 재소자들도 있다고 하구요. 어떤 경우엔 외부에서 스마트폰을 축구공 안에 쑤셔 넣은 뒤 아예 교도소 담장 안으로 쏘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문) 별의별 방법이 다 동원되는군요. 당국도 손을 놓고만 있을 순 없고, 뭔가 획기적인 대비책을 내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답) 2백만 명이 넘는 미국 내 재소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감시하긴 힘들고,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교도소 안에 휴대전화 전파를 차단하는 장비를 설치하는 겁니다. (그럼 되겠네요) 그런데 이게 또 말처럼 간단한 게 아니랍니다. (뭐가 문젭니까?) 우선 이게 불법이랍니다. 1934년 제정된 통신법에 공식 주파수 이용 업체의 전파를 차단하는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고 합니다.

문) 통신업체들도 별로 반길만한 조치는 아닌 것 같구요.

답) 당연히 교도소 내 전파 차단 논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도 교도소 내 모든 공간을 손전화기 불통지역으로 만드는 데 기술적 장벽이 여전히 남습니다. 다만 미시시피 주 교도소 내에서 모든 통화와 문자 교환을 잡아내는 새 장비가 서서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해 7월31일부터 12월 1일까지 총 64만3천8백88건의 통화와 문자를 적발했다고 하네요.

문) 전파 차단이 힘들면 스마트폰 기기라도 찾아내겠다, 그런 취지인 것 같군요.

답) 그래서 개를 이용해 재소자들이 숨겨 놓은 손전화기를 찾는 전통적인 방법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메릴랜드나 뉴저지 주가 그런 방법을 쓰는 대표적인 지역이구요.

문) 그런데요. 좀 근본적인 문제긴 합니다만, 재소자들이 바깥 세상과 소통하는 걸 반드시 막아야 하는가, 그런 생각도 언뜻 드네요. 범죄에 연루되지만 않는다면요.

답) 사실 그런 반론도 많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해 재소자들이 바깥세상의 정보기술 발전 속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거죠. (언젠가 출소할 때를 대비해서 말이죠) 예, 일종의 사회적응 훈련 기능도 있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그리운 가족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자유는 재소자들에게도 필요한 거 아니냐, 인권 차원에서 이런 주장도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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