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이 현재 북한과 관련해 538건의 사건을 등록하고 있으며, 북한이 일부 사건에 답변을 보내왔지만 실체 규명에는 전혀 충분하지 않다고 실무그룹 수장이 밝혔습니다. 가브리엘라 치트로니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 의장-보고관을 조상진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치트로니 의장은 2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강제실종이 성립하려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한 자유 박탈, 국가 행위자에 의한 자행, 그리고 생사 여부와 소재의 은폐라는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관련 사건들이 이 정의에 분명히 해당한다며, 한국전쟁 중에 시작된 사건들부터 전쟁 이후 발생한 사건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치트로니 의장은 실무그룹에 현재 등록된 북한 관련 사건이 538건이라고 밝히면서, 이 가운데는 한국 국적자 외에 납치된 것으로 전해지는 일본인 사건들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일부 사건에 답변을 보내왔지만, 답변 내용이 사건 해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답변 내용은 기밀이지만 "제공된 내용이 사건의 실체 규명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수동적인 대기가 아니라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치트로니 의장은 수십 년간 참여를 거부하던 국가들도 갑자기 태도를 바꾼 사례들이 있다며, 2024년 12월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관련 사건들에서 대화가 재개된 것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실종자 문제 해결이 지속 가능한 평화 정착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 전체가 특정 국가와 교류할 때마다 이 사안을 의제에 올리고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책임 규명 문제에 대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책임 규명에 앞서 진실 규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치트로니 의장은 지난 5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채택한 북한 결의에 이 사안 관련 조항이 세 개 포함된 것을 언급하며, 결의를 후원한 국가들이 이후 모든 교류의 기회에서 이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실종은 그 본질상 현재 진행형"이라며, 실종이 50년, 60년 전에 시작됐더라도 가족들에게 미치는 결과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서울을 방문해 피해 가족들을 만난 것을 언급하며 "이미 고령이 된 가족들이 답을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서 "국제사회 전체가 같은 긴박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억류자 문제의 국제적 관심 확대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국가, 언론, 피해 가족 단체 차원에서 매우 일관되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온 것을 참고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치트로니 의장은 인터뷰를 통해 강제실종 문제로 고통 받는 가족들애개 "실무그룹은 여러분 곁에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계속 참여할 것"이라며 "진실을 알 권리는 기본적 인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에는 이 사안을 계속 의제에 올리고 가능한 모든 교류의 기회마다 제기해 달라고 당부하며, "강제실종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질 때 더욱 지속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에는 대화에 참여하고 답변을 제공해 달라고 촉구하면서, 강제실종으로 인한 고통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