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에서는 7일 삼엄한 보안 속에 총선이 실시됐습니다.
버마 관영 언론은 이날 총선 투표를 위한 투표소들이 모두 문을 닫은지 몇시간 만에 누구의 반대도 받지 않고 출마했던 군부 제휴 여러 후보자들의 승리를 선언하는 등 일부 개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버마 군사정부는 이번 총선이 50년에 걸친 군부 통치 이후 민주주의를 회복시키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판가들은 버마 군정이 계속 집권할 것이라고 이미 확실히 밝힌 것처럼, 이번 총선으로 큰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버마 군이 작성한 헌법 초안에 따르면, 버마 군정은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의회 의석의 25%을 차지하게 됩니다. 또한 버마 내 최대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과 ‘민족통일당’은 모두 현 군사 정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총선이 실시되던 7일 버마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태국 매소트의 한 번잡한 고속도록 한쪽에서는 이번 총선에 항의하는 일단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 조직원 가운데 한 명인 자우 타운 씨의 말입니다.
자우 씨는 이른바 억압적인 정권 아래 실시된 이번 총선은 전적으로 부당하고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통합단결발전당’은 최근 군복을 벗고 민간인이 된 버마 군부 장성들이 주도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를 전면 거부한다고 자우 씨는 말했습니다.
버마의 최대 야당인 ‘민족민주동맹’은 이번 총선과 관련한 부당한 규정 때문에 총선 참여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버마 군정은 이를 이유로 ‘민족민주동맹’을 해체했습니다.
‘민족민주동맹’은 지난 1990년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지만 버마 군정은 당시 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이 당의 당수인 아웅 산 수치 여사를 구금했습니다.
‘민족민주동맹’의 분리파인 ‘민주국민의힘’ 당과 다른 30여개의 소규모 정당 들은 이번 총선에서 출마가 가능한 일부 의회 의석에만 후보를 내세웠습니다. 이들은 이번 총선을 허위로 보고 있고, 일부는 투표자 부정행위와 위협이 폭넓게 발생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 정당과 일부 분석가들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은 버마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태국 출라롱콘 대학교 국제안보연구소의 팃우난 퐁수디얼악 소장입니다.
“It used to be a vibrant democracy in the 1950s...”
팃우난 소장은 버마가 1950년대에는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로서 동남아시아를 주도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버마에서는 더 많은 선거들이 치루어져야 했다면서 하지만 지난 50년의 세월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팃우난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 버마의 이번 총선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열흘 일정인 아시아 순방의 첫 기착지인 인도 뭄바이를 방문해 이 같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버마 군부는 이번 총선을 통해 포용과 투명성보다는 억압과 제약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