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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북한 내부 붕괴 가능성 적어”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자료사진)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자료사진)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이달 말 실시하는 ‘키 리졸브’ 합동군사훈련은 북한의 급변 상황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고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밝혔습니다. 벨 전 사령관은 또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했는데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던 버웰 벨 전 사령관을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벨 전 사령관님,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군 고위 정보 관계자는 3월 초라는 시점까지 제시했구요. 미국 국가정보 국장도 후계체계 강화와 관련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나요?

답)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추가 도발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하는 한 분명히 실행에 옮길 겁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직접적 군사 공격 형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번엔 한국이 대응 공격 태세를 확실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은 조만간 동해를 향해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한다든지 추가 핵실험을 하는 기존 도발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문) 미국과 한국은 이달 말부터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를 실시할 예정인데요. 이 기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없을까요?

답)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에 대해 늘 비난을 퍼부어 왔습니다. 그저 상투적인 반응일 뿐입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북한 내부를 겨냥한 전략입니다. 주민들에게 가상의 외부 침략 위협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위해서죠. 둘째는 한국 국민들 사이에 공포심을 조장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군사훈련에 나서지 못하게 하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미국과 한국, 일본이 북한에 도발에 대비한 연합훈련을 강화해야 합니다.

문) 키 리졸브 훈련의 목적과도 관계되는 말씀이군요.

답) 키 리졸브 훈련은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큽니다. 훈련을 통해 전시지휘 기능과 군사적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북한에는 한국에 대한 공격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겁니다.

문) 하지만 북한의 급변 상황도 다분히 고려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답) 키 리졸브 훈련을 북한의 급변 사태 대응용으로 보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이 훈련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직접적 군사공격을 상정해 이뤄지는 겁니다. 저는 북한이 붕괴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북한과 같이 강력한 군부체제 국가들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북한의 붕괴를 확신하는 건 근시안적 시각입니다.

문) 북한의 도발을 거듭 언급하셨는데,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같은 군사적 도발을 잇따라 저지른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답) 그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이끌기 위해섭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목적이구요. 하지만 군사 위협을 앞세운 북한의 평화협정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절대 없다는 점에서 북한은 상황을 오판한 겁니다. 다만 과거에 북한이 도발을 통해 협상 기회와 지원을 얻어 낸 선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동맹국들은 북한이 군사 도발을 통해 경제적 지원과 평화협정 체결 목표를 절대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의 군사적 도발, 특히 핵과 미사일 위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답) 우선 지금 시점에 북한과 대화와 협상에 나서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가 정권을 잡으면 그 때가서나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한 경제적, 기술적 제재를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개발 계획을 추진하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중국에 강한 외교적 압박도 필수적 입니다. 동아시아 불안정의 원인이 바로 중국이 북한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중국에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문) 대북 제재, 협상 불가, 한마디로 강한 대북접근법을 제시하셨는데 미국이 혹시 북한의 군사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닌가요?

답) 북한의 군사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그 보다는 북한의 군사공격 징후를 주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군사 장비와 부대를 전진배치하는 등 전면전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과 한국, 일본은 중국, 러시아와의 협의 하에 군사공격을 검토해야 합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에 대한 공격을 결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이 한국과 전면전을 벌일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북한이 서울을 겨냥한 기습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만큼은 미국과 한국에 우려로 남아 있습니다.

문) 그런 우려는 바로 비무장지대에서 가까운 서울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나오는 건데요. 북한은 이 때문에 비대칭전력의 우위를 발휘할 여지가 있는 거구요. 서울에 대한 북한의 기습 공격을 초기에 무력화하긴 하긴 역시 힘든 겁니까?

답) 서울을 겨냥한 북한의 대규모 화력을 고려할 때 서울에 대한 북한의 대규모 공격을 초기에 무력화시키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공격은 북한에 치명적이 될 겁니다. 이 시점에서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참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사일 방어 동맹에 한국 뿐아니라 일본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 한반도 주변에 미사일 방어체제가 구축돼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북한이 추가 군사 도발을 시도한다면 미국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습니까?

답) 북한이 한국의 영토나 군사시설에 다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다면 우선은 한국이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한국 군이 비대칭전력으로 북한에 대한 보복공격에 즉각 나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은 한국 군이 성공적인 대응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정보와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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