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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 경기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관계 기관들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 금리를 0%대까지 낮추고, ‘무제한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했는데요.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세계 여러 나라 경제 당국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최근 조치에 관해 알아봅니다.

“연준 긴급 성명 발표”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지난 23일, 예정에 없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급 회의 결과를 담은 내용인데요.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응책으로, 각 지역 사업체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고, 이에 따라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경기 침체에 돌입하는 것을 금융 당국이 직접 나서서 막겠다는 겁니다. 연준 측은 구체적으로, “미국 가정과 기업에 필요한 신용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 방법에 대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필요한 만큼(in the amounts)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제한 양적 완화”

이렇게 금융당국이 국채 등을 매입하는 것은 ‘양적 완화’의 수단 중 하나입니다.

‘양적 완화’란 말은, 영어의 ‘Quantitative Easing(QE)’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어서, 언뜻 이해가 쉽지 않은데요.

시장 통화의 ‘양’을 여러 가지 정책으로 조절하던 걸 ‘완화’한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금융 당국이 직접 나서서, 시중에 돈을 푸는 건데요.

연준은 국채와 MBS 등 자산을 사고파는 방법으로 통화의 양을 결정합니다. 통화량이 너무 많으면 돈 가치가 떨어지고, 너무 적으면 그 반대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인데요.

경제 위기 조짐이 보일 땐 자산을 사들여, 그 값으로 달러를 찍어 지불합니다. 연준이 사들인 자산이 늘수록, 달러를 많이 발권하게 되는 건데요.

이번에 연준은 국채 등 매입 계획을 밝히면서, 규모나 액수를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만큼”이라는 표현만 썼을 뿐, 한도액을 제시하지 않았는데요. 100여 년 연준 역사상 최초로, ‘무제한’ 양적 완화를 선언한 겁니다.

다시 말해,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한 만큼 달러를 찍어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금리 인하의 다음 수단”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 금리를 0.00%~0.25%로 인하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zeroㆍ0) 금리’ 시대에 돌입했는데요.

기준금리가 이미 너무 낮아서, 금리를 통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수단이 ‘양적 완화’입니다. 연준은 제로 금리 발표 당일, 7천억 달러 규모 양적 완화 사업을 함께 발표했었는데요.

이런 결정에도 증권시장이 폭락하는 등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자, 무제한 양적 완화라는 극적인 방안을 선택한 겁니다.

이에 따라, ‘제로 금리’로 은행에 돈이 묶여있을 이유가 없어진 동시에, 당국이 직접 시중에 무제한 자금을 공급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기대와 우려”

연준의 이같은 조치에 반응이 크게 엇갈립니다. 우선, 정부에서는 크게 반기고 있는데요.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That’s a really good new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의 결단력을 칭찬했는데요.

파월 의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다고, 2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특히 ‘제로 금리’ 단행부터, “최근 일주일여 동안 (코로나 대응에) 조치를 잘 해줘서 흡족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일부 언론과 금융시장에서는 ‘지나친 조처’라며 우려합니다.

“예상되는 부작용”

이번 조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듭니다.

첫째, 앞으로 내놓을 대책이 더 이상 없다는 건데요. “연준이 가진 모든 화살을 다 썼다.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이미 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습니다.

금리와 통화 조절 모두 극단적인 처방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러면 연준이 금융 시장의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연준의 움직임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준의 이런 구제 정책은 나쁜 소식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경보음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해설했습니다.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세계 여러 나라 금융 당국도, 미 연준의 이같은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달러가 많아지면, 자국 통화의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러면 수출입 사정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유럽 금융 당국은 관련 부양책을 발표하고, 한국에서는 기준 금리를 내리는 등,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한국의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미 연준의 조치를 그대로 본떠 ‘한국형 양적 완화’를 추진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는데요.

과연 연준의 잇단 조치가 향후 미국 경제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지난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방지 대응책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지난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산 방지 대응책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 속 인물: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입니다.

쿠오모 지사는 최근 직접 브리핑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강력한 방역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사태 초기,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판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부인하던 시점에, 쿠오모 지사가 발 빠르게 공중시설 영업 정지 등을 단행하면서, 신뢰를 얻었다고 평가하는데요.

그래서 쿠오모 지사의 브리핑을 보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 브리핑보다 많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쿠오모 지사 집안에는 유명 인사가 또 있습니다. 뉴스 전문 방송 CNN의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 씨가 앤드루 쿠오모 지사의 동생입니다.

쿠오모 가문은 정치 명문가로 꼽힙니다. 지난 2015년 타계한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 씨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 주지사를 역임했는데요.

아들이 대를 이어 뉴욕 주지사가 되면서, 민주당에서 케네디 가문 이후로 가장 주목받는 집안이 됐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지사는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딸인 케리 케네디 여사와 15년간 결혼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쿠오모 지사는 1957년 뉴욕 태생으로, 만 62세입니다.

뉴욕 올버니 법률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법률가의 길을 걸었는데요. 젊은 시절부터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우면서 정치를 익혔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직업 정치인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법률적인 전문성을 살려, 저소득층 주거 지원을 위한 사회단체인 ‘헬프(HELPㆍHousing Enterprise for the Less Privileged) USA’를 설립해 이끌었는데요.

그 성과를 인정받아, 1990년 뉴욕시 노숙자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된 뒤, 3년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행정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1993년, 연방 주택도시개발부 차관보가 되면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하게 됐는데요. 4년 뒤인 1997년에 장관이 돼서 2001년까지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이어서 2006년,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민주당 후보로 뉴욕주 법무장관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는데요. 곧이어 2010년에 주지사 선거에 나가 승리했습니다. 그 뒤로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는데요.

일각에서는 쿠오모 주지사가 차차기 대통령직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같은 쿠오모 뉴욕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가 민주당 주변에서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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