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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코로나’ 사태와 감염 예방법


18일 영국 맨체스터의 메디컬 센터 앞에 코로나 의심 환자의 건물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적혀 있다.
18일 영국 맨체스터의 메디컬 센터 앞에 코로나 의심 환자의 건물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적혀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유럽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강력한 대응책을 시행중인데요. 코로나 사태의 발단과 전개 현황을 짚어보고, 전문가들이 권하는 감염 예방법도 살펴보겠습니다.

“근원지는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지는 중국 우한에 있는 식료품 시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서 팔려고 모아둔 야생동물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중국에서 이렇게 식용 야생동물 거래가 계속되는 이유는, 고기의 신선도 때문에, 살아있는 동물을 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이같은 야생동물 시장의 환경은 새로운 질병을 야기하는 온상이 될 수 있는데요. 평상시에는 한데 섞일 일이 없는 동물과 세균들이 한곳에 모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코로나 감염증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중국 정부는 야생동물 판매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는데요. 곧이어 이번 사태를 미리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 씨를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소환하고, 현지 상황을 외부에 전하던 시민기자를 격리했습니다.

폐렴을 비롯한 합병증에 걸린 리 씨가 결국 사망하면서, 추도 여론과 함께 정부 비판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중국 정부, 미국 배후설 주장”

중국에서 처음 코로나 사태가 대두된 시점은 지난 연말입니다. 이제 몇 달이 지나면서, 중국 내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속도는 점차 느려지고 있는데요.

사태가 완화되자, 중국 정부 당국자들은 자국 내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게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배후에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는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에서 독감으로 진단받았던 일부 사례가 실제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였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이 병을 ‘중국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은 전적으로 틀렸다”고 덧붙였는데요.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대응을 잘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최근 통화에서 말했습니다.

“유럽으로 중심 이동”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녹취: 테드로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Europe has now become the epicenter of COVID19 pandemic,….”

이젠 중국이 아니라, 유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밝혔는데요.

이번 주까지 확진자 수에서 중국이 1위, 이탈리아가 2위입니다. 이어서, 이란과 스페인, 한국, 독일, 프랑스, 그리고 미국 순인데요. 스위스와 영국을 포함해, 10위권에 유럽 국가가 6곳이나 들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국경을 일부 봉쇄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미국 국가비상사태 선포”

미국에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 자금 500억 달러를 각 주 정부의 방역· 감염자 처치 지원 사업 등에 투입하도록 했는데요.

의회에서도 관련 지출안을 초당적으로 처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료 바이러스 검사가 가능하도록 했는데요.

이와는 별도로, 백신 개발 작업이 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일 정부 합동 대응팀 회의에 참가하면서, 직접 대국민 브리핑을 하고 있는데요. 10명 이상 모이지 말 것을 권고하는 ‘행동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프로농구(NBA)와 프로야구(MLB), 프로풋볼(NHL) 등 주요 스포츠 행사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는데요.

일부 주 정부와 뉴욕, 로스앤젤레스시 당국 등은, 관내 주점과 식당, 오락·여가 시설 등의 운영을 잠정 중단시켰습니다.

“고령· 기저질환자 위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일종입니다. 공기 중으로 퍼지는 건데요. 기침이나 훌쩍거림으로도 옮길 수 있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체를 만진 손을 입이나 눈, 코에 가져가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에볼라(Ebola)’ 바이러스보다, 쉽게 사람 간에 전파된다고 학자들은 설명합니다.

아직까지는 특정 집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데요. 하지만 고령이거나, 기존에 질병이 있어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들은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녹취: 미 국립보건원 앤서니 파우치 박사] “If you’re elderly, 65 or older,....”

“65세 이상 노약자 경우 합병증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 국립보건원(NIH)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말했는데요. “그러나 이 문제에 나이 제한이 있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예방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합병증으로는 폐렴과 기관지염 등이 꼽힙니다. 또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고, 폐에 액체가 차올라 사망하기도 하는데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손을 자주 씻고, 기침할 때 팔이나 화장지로 입을 가리라는 예방법을 내놨습니다.

특히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반드시 사용하라고 권고하는데요. 20초 이상 손을 문질러야 효과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것으로 의심될 때는 즉각 의료진을 만나라고 CDC는 권고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

뉴스 속 인물: 앤서니 파우치 박사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앤서니 파우치 박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연일 확산되는 와중에, 파우치 박사가 하는 말마다, 미국민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파우치 박사는 NIH 핵심기구 중 하나인,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소장을 30년 넘도록 맡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관하는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 언제나 동참해서, 과학적 자료와 통계· 전망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이 모호한 입장을 취할 때마다, 실제적 지식을 내놓으면서, 국민적 신뢰를 얻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평가했는데요.

이번 코로나 사태 초기에 상황을 낙관하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짜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사람도 파우치 박사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이달 초에는 정부의 대응이 “느리고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서 나왔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기조를 바꿨습니다.

앞서 대통령이 참석한 정부 합동 대응조직 회의에서, 파우치 박사가 태도 전환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 합동 대응조직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책임 아래, 파우치 NIAID 소장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 알렉스 에이자 보건후생부 장관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밖에 연방 의회 보건 관련 상임위원장들도 참가하고 있는데요.

파우치 박사는 세계적인 면역학자입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감염병 분야와 대응 행정에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데요.

1980년대, 미국 내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HIV’ 문제가 크게 대두됐을 때, 연구와 대책에 큰 성과를 남겼습니다. 에이즈 확산 차단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았는데요.

2000년대 이후에도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사스(SARS), 메르스(MERS), 에볼라(Ebola) 등 각종 바이러스의 방역 대책을 주도해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민간인 최고 상훈인 ‘대통령 자유메달’을 비롯해, 공직과 의료 분야에서 다양한 상을 받았는데요.

파우치 박사는 지난 1940년 12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브루클린은 뉴욕 시내에서 중· 저소득층이 사는 곳이었는데요. 아버지가 약사였습니다.

온 가족이 약국 운영에 매달렸는데요. 어머니와 누이는 계산대를 맡고, 소년 파우치는 처방약 배달을 담당했습니다.

집안 분위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의약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데요. 대학 졸업 후, 명문 코넬 의과전문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만 25세이던 1966년에 의대를 졸업했는데요. 뉴욕 시내 코넬 대학병원에서 수련의(resident)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인 1968년, 전문의가 될 자격을 얻었는데요. 병원에서 일하지 않고 공직에 몸담기로 결정했습니다.

국립보건원(NIH) 근무를 시작한 건데요. 6년 만인 1974년, 임상생리과(Clinical Physiology Section) 책임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4년 뒤인 1980년, 면역조절연구소(Laboratory of Immunoregulation)를 이끌게 됐는데요.

다시 4년 뒤인 1984년,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소장으로 공식 임명됐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36년 가까이, 미국의 감염병 연구와 방역 대책을 총 책임지고 있는 건데요.

최근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피해를 최대한 줄이도록, 파우치 박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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