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에서 4일과 5일 이틀 동안 열린 제 8차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아셈에서 북한 문제가 중요한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뤄졌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인 헤르만 판 롬파워 유럽연합이사회 의장은 정상회의가 폐막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지도자들이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문제와 함께 북한 문제를 폭넓게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48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은 별도로 채택한 의장성명에서, 한반도 상황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교환했으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상들은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에 지난 2005년 채택된 9.19 공동성명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에 따른 공약을 완전하게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9.19 공동성명과 안보리 결의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도록 만드는 기본 틀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정상들은 6자회담 내에서 이뤄지는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모든 참가국들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정상들은 또 이산가족 상봉 합의 등 최근 남북관계에서 취해진 조치들에 주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것을 권고하며, 이 같은 조치들이 남북한의 진정한 대화와 협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표시했습니다.
정상들은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천안함 침몰로 인명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한국 정부에 애도를 표시했습니다.
특히 지난 7월 9일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지지하면서, 유사한 추가 공격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 정상들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북한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셈정상회의 폐막에 앞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는 양자회담을 갖고 천안함 사건 등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는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 약간 오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원 총리는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 채택을 찬성했고, 천안함 사건 희생자들에 대해 여러 차례 애도의 뜻을 밝혔다면서, 사건을 일으킨 측에 대한 규탄의 뜻도 여러 차례 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그 같은 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고, 한국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문제에 너무 집착한다고 볼지 모르지만 남북관계에서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 사건을 짚고 넘어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중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적극 추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폐막에 앞서 5일 열린 지역정세회의에서, 6자회담이 열리기 전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야만 6자회담을 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 동안 6자회담이라는 기구를 통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북한은 두 차례나 핵실험을 실시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핵 포기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아셈이 5일 북 핵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습니다. 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은 한국 해군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