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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24시] 이란 겨냥 페르시아만 전력 증강...동부 폭풍 피해 복구 부진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을 겨냥해서 페르시아만에 전력을 증강하고 있습니다. 미 동부지방의 폭풍 피해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 피해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 미 전역에 폭염이 계속되면서 곡물 수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밖에 75년만에 재조사가 이뤄지는 미 여성 조종사 아멜리아 에어하트 실종 사고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핵무기 개발 의혹을 사고 있는 이란 문제, 다소 긴장이 완화되는 듯 보였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보죠?

답) 네. 우선 이란을 둘러싼 최근의 국제 정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유럽연합이 예고한 대로 이미 이달 들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격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럽연합의 추가 제재가 발효된지 이틀만에 이란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면서 또 다시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진 겁니다.

문) 이란의 미사일 시험 발사,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진 겁니까?

답) 이란 국영 언론인 이르나(IRNA) 통신이 3일 보도했는데요. 이란혁명수비대가 이란 남동부 지역인 루트 사막에서 군사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단거리와 장거리용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험 발사는 페르시아만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전함도 타격할 수 있을 정도로 멀리 날아간다고 합니다. 최대 사거리 1천300킬로미터의 장거리 미사일이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문) 안그래도 국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 이란이 굳이 지금 시점에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까지 벌이는 이유가 뭘까요?

답) 미국과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대한 반응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거대 산유국인 이란으로서는 원유의 판로가 막혔다는 것 자체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는데요. 상황에 따라서는 군사적 도발도 가능하다는 일종의 협박 행위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까지도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2천 킬로미터 위력의 ‘샤하브-3’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 페르시아만에는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전함도 배치가 돼 있는데, 이제 이란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전력 증강이 필요하겠군요?

답)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 신문이 이 내용을 처음 보도했는데요. 이란은 이미 서방 국가들의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지역에서 원유를 사서 실어나르는 유조선들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또 이제 실제로 그럴 움직임도 보이는데요. 이렇게 되면 세계 각국은 다른 중동 국가에서 원유를 수입하기가 어려워 집니다. 따라서 미국이 이를 막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문) 구체적인 내용도 보도됐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필요시에는 이란 내륙에 위치한 주요 군사 시설 등을 폭격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입니다. 전투기 수를 늘린다는 것인데요. 내용이 비교적 구체적입니다.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F-22기와 구형 F-15 전투기도 투입됐다는 것입니다. 또 지뢰 제거 전담 해군 병력을 두배로 증강했고요. 선박 8척이 추가 배치됐다는 내용입니다.

문) 미국이 전력을 증강하면 또 이란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은밀히 진행하고 있다고 봐야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뉴욕 타임스 신문은 미 행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서 현재 미군은 조용하게 페르시아만 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익명의 한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라면서 외교적 해법과 협상을 최우선적으로 진행하겠다면서 그러나 그 외에 다른 선택도 있다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상기시켰습니다.

문) 이란을 가장 경계하는 나라가 이스라엘인데, 미국이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적잖이 반기겠군요?

답) 네. 뉴욕 타임스 신문은 페르시아만에 미국이 전력을 증강하는 것은 1차적으로는 세계 원유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도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걸프 지역에 전력을 확충하는 것은 미국의 오랜 계획이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덧붙였습니다.

<BRIDGE #1>

문) 지난 주말 미 동부 지역을 강타했던 폭풍 피해 복구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아직도 정전인 가구가 적지 않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직접 폭풍 피해를 입은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 오하이오 주 등 전국적으로 아직도 180만 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 전력 회사들은 최선을 다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도 워낙 시설물 피해가 큰 만큼 이번 주말은 돼야 완전한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이번에 워낙 예상 밖의 재난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평소에도 미국의 전력망이 다소 취약하다는 평이 많죠?

답) 그렇습니다. 각 가정에 전기를 공급해 주는 주요 전력선들이 땅 속에 매설돼 있지 않고 대부분 전신주 등을 이용해 공중으로 연결돼 있다 보니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또 미국에는 곳곳에 워낙 큰 나무들이 많고 녹음이 우거져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세게 불면 넘어가게 되고 전선을 끊어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주민들은 자연 재해가 발생하면 여지없이 정전이 뒤따른다며 확실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 폭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더 늘었군요?

답) 맞습니다. 현재까지 22명이 이번 폭풍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주가 10명으로 가장 많은데요. 한인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자들이거나 10살 미만의 어린이들이 희생됐습니다.

문) 폭풍 피해를 입은 미 동부지역은 물론이고요. 미 전역에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데, 곡물 수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군요?

답) 미국이 요즘 연일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비는 오지 않고 뜨거운 햇살만 계속 내리쬐니까 농작물들이 자라지 못하고 말라버리는 상황인데요. 밀과 콩, 옥수수 등 곡물 수확량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벌써부터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문) 곡물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올랐습니까?

답) 콩, 그러니까 대두의 경우 최근 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습니다. 또 옥수수 가격은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해서 30%나 상승했습니다. 주요 농경지들의 고온현상이 계속되면서 종자 가격 역시 지난달 초에 비해 15%나 올랐습니다. 이 같은 사정은 미국 뿐 아닌데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도 가뭄과 폭염 피해를 입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곡물 수확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BRIDGE #2>

문) 지난 1937년에 비행기 운항 도중 실종된 전설적인 여성 조종사에 대한 조사가 다시 이뤄진다고 하죠?

답) 네. 미국의 전설적인 여성 항공기 조종사,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실종 사건이 사고 발생 75년만에 민간단체에 의해서 전면적인 재조사에 들어갑니다. 지난 1937년 7월 2일이었는데요.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남태평양 상공에서 비행 도중 실종되고 맙니다. 에어하트는 당시 비행사로서는 최초로 적도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도는 4만 6천여 킬로미터 비행을 거의 성공하는 단계에 있다가 사라졌었는데요. ‘역사적 항공기 회수를 위한 국제 모임(TIGHAR)’이라는 곳에서 당시 행로를 따라 열흘 동안 추적 조사를 벌이게 됩니다.

문) 75년전 사고인데, 당시 비행기 잔해나 유해가 아직도 남아 있을까요?

답) 탐험대는 일단 에어하트와 항법사 프레드 누넌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지점을 중점 수색할 계획입니다. 이곳은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티령의 니쿠마로로라는 무인도인데요. 과거 이 섬에 대한 1차 수색 작업 과정에서는 1930년대 당시 인기였던 여성용 화장품 용기와 일부 소장품들이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탐험대는 이번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무인항공기 제작사들이 사생활 침해 논란과 관련해 새 지침을 발표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첩보 활동이나 국제 테러 조직 등을 타격하는데 사용되는 무인항공기가 민간인 피해나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여 있는데요. 따라서 앞으로 만들어지는 무인항공기들은 일반인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미국의 무인기국제연합(AUVSI) 측은 보다 안전하고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무인기를 제조하겠다고 2일 선언했습니다.

문) 오폭 사고는 당연히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고요. 정탐을 하다 보면 일반인들의 사생활도 본의 아니게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무인기에는 최첨단 소형 카메라와 전파 탐지기 등이 마련돼 있고요. 필요에 따라 미사일이나 기관총 같은 무기도 장착돼 있습니다. 이 같은 무인기들은 주로 알카에다나 탈레반과 같은 테러 조직들을 소탕하거나 정탐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 무인기가 해외 테러 조직에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수기동대(SWAT)와 같은 대테러 경찰팀도 미국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강력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헬리콥터 형태의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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