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아프간 주둔 미군이 시신을 유린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고요?
답)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있는 미 해병대원들로 보이는데요. 마치 현지 포로들의 시신을 희롱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입니다. 40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이는 아프간 현지인 시신 3 구에 군인 4명이 집단으로 방뇨하는 장면과 이들의 대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문) 혹시 적의 시신이라 하더라도 너무 지나친 행동 아닌가요?
답) 시신이 탈레반 요원과 같은 미군의 적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요. 동영상에서 아프간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는 그 시신들은 피투성이로 흙바닥에 쓰러진 채 얼굴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군인들은 이를 내려다보며 나란히 서서 바지춤을 내리고 용변을 보는 장면인데요. 군인들은 그러면서 ‘잘 가라, 친구야’, ‘소나기 오줌이다’는 등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문) 동영상 속 군인들이 미 해병대원들로 확인된 겁니까?
답) 사실 이번 동영상이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군인들의 복장과 착용한 특수헬멧, 그리고 이들이 저격용 소총을 소지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아프간에 파병된 미 해병 저격대원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 국방부가 이 동영상과 관련해 공식적인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국방부 측은 문제의 동영상에서 비쳐지는 행동들은 미 해병대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이들의 인적사항과 소속부대 등을 확인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아프간은 물론 같은 이슬람 국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당장 미국내 이슬람단체가 성명을 발표했군요?
답) 미국 내 이슬람 이익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만약 동영상 속 인물이 미 해병대원으로 밝혀진다면 이 같은 행동은 미군에 어울리지 않을뿐 아니라 국제법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결과적으로 다른 미군 병사들은 물론 민간인들까지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면서 투명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영상 속 인물이 누구든지 간에 미 군복을 입고 이처럼 역겨운 행동을 한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쿠바의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수용소가 어느덧 10년의 역사를 맞았는데, 이를 폐쇄하라는 인권 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졌군요?
답) 그렇습니다. 테러 용의자들을 구금하기 위해 설치한 미 관타나모 해군기지 수용소가 11일로 꼭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사실 이 관타나모 수용소는 각종 가혹행위 등 수많은 인권 논란을 불러 일으킨 곳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지난 2008년 대선 공약으로 폐쇄를 내걸었지만 의회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날 백악관 앞에서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주요 인권단체 회원 수백명이 모여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촉구 시위를 벌였습니다.
문) 워싱턴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시위가 열렸다고요?
답) 이번 시위는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마이애미 등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동시 개최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프랑스 파리와, 캐나다 토론토,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습니다. 워싱턴에서는 미 의회 의사당과 연방 대법원까지 가두행진이 벌어졌고요. LA에서는 오렌지 색 죄수 복장에 검은 두건을 머리에 쓴 인권단체 회원들의 퍼포먼스도 진행됐습니다. 아울러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도 단식을 전개하는 등 수용소내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습니다.
문)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현재 몇 명이나 수감돼 있습니까?
답) 관타나모 기지에는 현재 171명이 수감돼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10년간 최고 779명의 테러 용의자들이 수감됐던 적도 있었는데요. 미국은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이듬해인 2002년 1월11일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 20명의 테러 용의자를 처음 수감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새해 들어 반월가 시위대 소식이 뜸했는데, 뉴욕 시위대가 다시 맨해튼 공원을 점령했다죠?
답) 뉴욕 시위대가 지난해 노숙을 벌이며 점령했던 곳이 바로 맨해튼에 위치한 주코티 공원입니다. 시위대는 두달 전에 공공시설 무단 점령과 안전 위생 문제 등이 대두되자 강제 퇴거 조치를 당했었는데요. 그런데 지난 10일밤 주코티 공원에 설치됐던 바리케이드, 즉 출입방지용 장애물이 철거되자 뉴욕 시위대 200여명이 다시 공원을 점령한 것입니다.
문) 뉴욕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 경찰은 더 이상 바리케이드를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앞서 뉴욕시민자유연맹(NYCLU)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뉴욕 경찰과 시 당국의 보안조치는 차별적이며, 공원을 24시간 개방하도록 한 규정에도 위배된다는 항의 서한을 잇따라 발송한 바 있습니다. 당초 공원 폐쇄를 요구했던 공원 소유주 부동산 회사 측도 바리케이드를 철거한 만큼 시민들이 공원을 다시 즐길 수 있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문) 그러면 시위대가 다시 공원에서 노숙 시위를 벌이는 것인가요?
답) 천막 등 간이 주거시설이나 밥을 지어 먹는 주방시설만 갖추지 않는다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뉴욕 경찰은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한 집회는 무제한 허용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뉴욕 시위대 측은 오는 15일에 그곳에서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철에 시위대가 아무런 장비나 도구 없이 공원을 계속 점령하기는 쉽지 않을텐데요. 또 위생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고 하겠습니다.
문) 다음 소식인데요. 미국인들이 재산 정도에 따라 계층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미국인들은 인종갈등과 이민자 문제보다는 빈부갈등을 더 심각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빈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한 미국인은 66%로, 이민 갈등의 62%나 인종 갈등 38%보다도 더 많았습니다. 특히 빈부 갈등을 선택한 응답자 가운데 ‘매우 심하다’는 응답도 30%에 달해서 1987년 이 같은 설문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는 것이 퓨 리서치 측의 설명입니다.
문) 빈부 격차에 따라 어떤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겁니까?
답)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의 46%는 부자들은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거나 때마침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기 때문이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이는 부자들이 열심히 일하거나 야망을 품고, 교육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는 견해 43%보다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서민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층을 좋게 볼리 없고, 이는 결국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문) 상대적으로 빈곤층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 아닙니까?
답) 이번 응답에서 계층간 갈등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사람들은 민주당원이나, 젊은층, 여성, 또 흑인들에게서 유독 강했습니다. 미국내 소외층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보수보다는 진보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이 같은 견해가 더 두드러진다는 점인데요. 참고로 지난 2009년 조사에서는 이민자와의 갈등 문제가 빈부 갈등보다 더 중시됐었습니다. 따라서 최근 거듭되는 경제난과 그에 따른 빈부 격차 심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마지막으로 정치권 소식 알아보죠. 두 차례 경선에서 모두 승리한 미트 롬니 후보가 든든한 후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요?
답) 네. 최근 공화당 경선에서 잇달아 승리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지난해 4분기에 2천4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롬니 선거본부 측이 밝혔습니다. 지난해 전체 모금액은 5천600만 달러였고, 시간이 갈수록 후원금 규모가 늘고 있다는 설명인데요. 별도로 개인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롬니 후보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에는 4천500만 달러의 개인 자금을 사용하고도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바 있습니다.
문) 이제 다음 주말에 치러질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가 최대 승부처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답) 맞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보수적이고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한 지역입니다. 이 때문에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나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같이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승부를 걸고 있는데요. 특이한 것은 지난 1980년 대선 이래 이곳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공화당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또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의 경우 이른바 ‘승자독식’ 원칙이 적용되는 곳으로, 여기서 승리한 후보는 주에 배정된 25명의 대의원을 모두 확보하게 됩니다.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연합군의 치안권 이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현지인 시신을 희롱하는 듯한 모습의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테러 용의자를 수감중인 관타나모 수용소 운영이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전국적으로 즉각 폐쇄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밖에 반월가 시위대의 공원 재점거, 미국에서 계층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내용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