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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하나 된 남북탁구 화기애애한 분위기 연출


남북한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국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하나가 된 남북 선수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평화와 스포츠 컵 탁구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한 남북한의 남녀 탁구선수들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국제탁구연맹과 국제 스포츠 평화교류 비정부기구인 ‘평화와 스포츠 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 남자 복식에서

한 팀을 이룬 북한의 김혁봉과 남한의 유승민 선수는 22일 열린 결승전에서 미국-러시아 선수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가볍게 일축하면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두 선수는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환하게 웃으며 포옹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보다 앞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에서는 북한의 김혜성과 남한의 김경아 선수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미국-러시아 선수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해 국제대회에 참가한 것은 1991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 1991년 3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출전시킨 남북한은 같은 해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축구선수권 대회에도 단일팀을 내보냈습니다.

남북한은 이후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몇 차례 함께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단일팀을 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1991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한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20일 열린 대진 추첨과 기자회견장에서 처음 만난 남북한 선수와 임원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경기와 훈련 일정을 상의했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 등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이미 서로 잘 알고 있는 남북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고 다짐했습니다. 북한 김혁봉 선수의 말입니다.

“우리가 1991년 이후 처음으로 같이 나가는데 우승해서 많은 우리 조선사람들의 기대에 힘이 되게끔 노력하겠습니다.”

남북한 선수들은 이어 21일에는 1시간 가량 합동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췄습니다.

국제사회도 남북한 단일팀 구성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경기 전날인 21일 열린 공식만찬에서 윌프레드 렘케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은 친선과 조화를 강조하는 유엔의 촉구에 남북한이 호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별 기념촬영을 할 선수로 남북한의 유승민과 김혁봉을 지목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탁구연맹은 렘케 특별보좌관이 분단된 남북한의 선수들과 나란히 사진을 찍으면서 ‘탁구로 평화를 이야기하는’ 이번 대회의 취지를 보여주겠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탁구연맹은 관련 소식을 사진과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에 머리기사로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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