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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통신] ‘돈봉투 의혹’ 국회의장 사퇴…야당 미한FTA 폐기 주장 논란


여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아 온 박희태 한국 국회의장이 오늘(9일)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미-한 자유무역협정 즉 FTA가 발효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야권이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이를 폐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서울 김환용 기자로부터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여당 전당대회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의혹을 받아왔던 현 국회의장이 마침내 자리에서 물러났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오늘 의장직에서 전격 사퇴했습니다.

지금은 여당의 옛 이름이 됐는데요, 한나라당의 고승덕 의원이 지난 1월 폭로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입니다.

박 의장은 오늘 오전 한종태 국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사퇴문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저는 큰 책임을 느끼며 의장직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18대 국회 후반기 의장이었던 박 의장은 임기를 불과 석 달여 남긴 시점에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습니다.

국회의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 것은 이승만 이기붕 박준규 등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구요 비리 관련 사건에 연루된 현직 의장 퇴진은 처음입니다.

앵커: 당초 박 의장은 돈 봉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갑자기 물러났을까요?

기자: 박 의장은 그동안 고 의원이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당 대표 경선 후보측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측근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는 등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거센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습니다.

특히 오늘 일부 언론에서 박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씨의 검찰 진술이라며 2008년 고 의원 측에 문제의 300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사퇴 발표가 이뤄진 것입니다.

앵커: 국회의원 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박 의장의 사퇴발표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 의장 사퇴가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 의장과 김 수석이 검찰출두를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선거기간 내내 이 문제로 야당의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대대적 공세에 나섰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청와대와 국민을 연결하는 썩은 동아줄이라는 거센 표현을 쓰면서 김효재 수석도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한국 야권이 이제 발효를 앞두고 있는 미-한 자유무역협정 즉 FTA를 자신들이 집권하면 폐기하겠다고 선언해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8일) 민주통합당의 한명숙대표와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 등 야권의 전.현직 의원들이 미국 대사관앞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미-한 FTA 발효절차를 중단하고 투자자국가소송제도 폐지를 비롯해 주요 농축산 품목의 관세 폐지 유보,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등 10개 항목 재협상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에게 요청하는 서한을 대사관측에 전달했습니다.

특히 서한에는 문제 조항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권 교체가이뤄질 경우 협정은 종료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앵커: 미-한 FTA는 이미 양국의 국회 인준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된 건데 야권의 이런 움직임이 어떤 파장을 낳고 있는지요.

기자: 네 정부 여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오늘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지금까지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사례가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미-한 FTA는 야당이 집권하던 시절인 노무현 정부 때 추진됐던 정책이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세력임을 자인하고 신뢰를 스스로 잃는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정부는 미-한 FTA는 현재 조약 발효를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며 발효 시기는 이달 말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농민 등 FTA로 피해가 불가피한 계층의 표를 의식해 정치권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제 문제를 살펴보죠.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도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커다란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가 또 나왔군요.

기자: 네 취업포털 사이트 잡 코리아가 직장인 2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인데요.

자신이 생각하는 경제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스스로 빈곤층으로 여긴다는 응답자가 5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산층이라는 응답자는 40%였고 상류층이라고 답한 사람들은 고작 2%가 채 안됐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직장인들의 한 달 가계 수입은 평균 392만원 미화로 3천500달러 그리고 지출은 151만원 미화 천350달러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조사와 비교할 때 수입은 5% 증가에 그쳤지만 지출은 26% 가량 늘어 그만큼 생활의 여유가 사라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불황 불황 하면서도 정작 명품 매출은 호황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된 거죠?

기자: 이 또한 양극화의 한 단면이라고 하겠는데요.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신세계와 현대 롯데 등 한국의 3대 고급 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전년보다 20% 가량 급증했습니다. 2010년 명품 매출 증가율 12% 보다 8% 포인트 정도 높아진 것입니다.

루이뷔통, 구찌, 티파니, 샤넬, 에르메스 등 외국 유명 고가 브랜드인 명품 매출은 지난해 백화점 상품군별 증가율에서도 단연 1위였습니다.

명품 매출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상반기 경기가 최저점을 지났다는 안도감에 고소득층의 소비 경향이 흔들리지 않았고 중상위층도 명품소비에 나선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국가 재정 위기 등으로 소비 심리가 최근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올해 명품 매출 증가세도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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