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부자들의 증세 문제를 거론했는데, 공화당 내의 반대 기류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죠?
답) 그렇습니다. 예상대로 공화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직후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번 제안이 특정 계층만을 문제삼고 있다고 즉각 비판하고 나아가 국민들 간의 분열을 조장하는 내용이라고 맹 비난했습니다. 국민을 부유층과 중저소득층으로 나누고, 한쪽은 증세를, 다른 한쪽은 감세를 추진하는 내용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문) 공화당 측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제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죠?
답) 그렇습니다. 국민의 대다수인 중간층 이하를 지원하는 내용인 만큼 공화당 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내년 재선을 앞둔 정치적인 포석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역시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도 최근 한 텔레비전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계급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특정 계층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들인다면 투자가 위축될 것이고 따라서 경제 성장세가 역행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미 정치권이 또 한 차례 술렁이는 것 같은데요.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고 있죠?
답)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제66차 유엔 정기총회가 20일 뉴욕에서 개막됐는데요. 약 100여 개 나라 정상들이 모여 세계의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전 세계적인 주요 현안이라면 역시 리비아 문제를 빼놓을 수가 없겠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총회 개막 첫날인 20일 리비아의 국가과도위원회 압둘 잘릴 위원장을 포함해 리비아 사태 관련 당사국들과 만났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사태 관련 당사측들과 만나면서 연설을 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가 자유롭고 민주적인 번영된 미래를 건설하는 가운데 리비아 국민을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리비아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 그동안 다양한 활동들을 선도해 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연설 내용 들어보시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 왔고,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수단들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리비아 국민의 혁명은 국제 사회에 반드시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줬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에서 또 어떤 일정들을 앞두고 있습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의 마지막 193번째 회원국이 된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 남 수단의 살바 키르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중동 평화 문제와 관련해 이번 주중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만날 계획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에는 총회에서 기조 연설을 할 예정입니다.
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역시 유엔 총회에 발맞춰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죠?
답) 네. 클린턴 국무장관은 19일 브라질의 여성 국가 수반인 지우마 바나 호세프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세계 속 여성들의 정치적 역할 증대에 관한 환담이 오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아직 전 세계에서 여성 국가 지도자들의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유엔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여성들의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문) 그런데 유엔은 마침 비전염성 만성질환 퇴치 활동에 본격 나서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답) 사망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암과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퇴치하기 위한 장이 열렸는데요. 유엔에서 총회를 앞두고 19일부터 이틀간 비전염성 질환의 예방과 억제를 위한 회의를 마련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비전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3천600만 명에 달한다며 각국 정부가 적극 예방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반 총장은 특히 일부 거대 제약회사나 식품업체들이 이윤을 더 중요시 해 인류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관련 업계들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미국에서 소수계로 인식되고 있는 동성애자에 대한 내용인데요. 이들도 이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고 당당히 군 복무에 임할 수 있게 됐죠?
답) 그렇습니다. 20년 가까이 미군에서 적용돼 온 이른바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 정책이 20일 부로 폐지가 됐습니다. 군대에서 동성애가 공공연히 허용될 경우 자칫 조직을 와해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다른 한 편으로는 소수계에 대한 차별, 또는 표현의 자유 금지에 따른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던 것도 사실입니다.
문) 이전까지는 자신이 동성애자인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군복을 벗어야 했죠?
답) 네. 19일까지만 해도 DADT 정책에 따라 동성애자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지만 않으면 군 복무가 가능했지만 나중에 그 사실이 알려졌을 경우에는 즉시 퇴역 처분이 이뤄졌습니다. 이 정책을 폐지하게 된 것은 지난해 동성애자 인권단체에서 제기한 소송에 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입니다.
문) 보도된 사진들을 보니까 그 ‘DADT’ 정책이 폐지된 시점에 맞춰 결혼식을 올리는 남성 두 쌍의 환한 미소가 참 이색적이던데, 미군 내에 이 같은 동성애자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답) 네. 미군 138만여 명 가운데 남성 혹은 여성 동성애자 수가 6만5천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 DADT 규정에 의해 강제 퇴역 처분된 인원 수가 1만4천여 명에 달하는데요. 미 국방부 측은 해당 규정의 폐기를 앞두고 준비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미군의 97%가 수개월에 걸쳐 새 정책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국방부 측은 조만간 이와 관련된 새 지침도 발표할 계획입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의 유명 사회봉사단체 맥아더 재단에서 올해의 ‘천재장학금’ 수상자를 발표했죠?
답) 네. 올해의 경우 과학자와 예술가, 사회운동가 등 모두 22명이 선정됐습니다. 이들에게는 향후 5년간 50만 달러의 상금이 지급되는데요. 수상자들에게 보고서를 내거나 그밖에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 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단지 개인의 창의력과 독창성이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981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850명이 이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문) 올해 수상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답) 건축가이자 뉴욕 청소년 합창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프란시스코 누에즈 씨를 비롯해서 뉴욕 WNYC 라디오 방송국의 자드 아붐라드 프로듀서, 뉴저지 메이플우드의 은 세공사 우발도 비탈리, 시카고의 여성 건축가 잔 갱 씨 등 20대 젊은 컴퓨터 과학자에서부터 60대 시인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직업과 신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 수상자들의 업적과 인터뷰 영상은 재단 인터넷 웹사이트(www.macfoun.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 장학금은 워낙 비밀리에 심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유명하죠?
답) 그렇습니다. 최종 심사위원단에는 모두 10명이 참여하는데요. 심사 후보 대상은 수백 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에서 추천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후보 대상자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은 사전에 알려지지 않을 만큼 심사는 비밀리에 진행됩니다. 이렇게 선정된 최종 대상자에게는 전화로 그 사실을 통보하게 되는데요. 수상자들이 처음 이 같은 통보를 받게 되면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 맥아더 재단이 어떤 기관이고, 또 어떻게 설립이 됐는지 그 배경도 궁금하군요?
답) 맥아더 재단은 보험사와 금융 투자로 막대한 재산을 모은 존 맥아더와 그의 부인 캐서린 맥아더의 출연금으로 1978년에 설립된 자선단체입니다. 존 맥아더는 한때 미국내 재력 서열 3위일 정도의 대부호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 재단은 해마다 2억6천만 달러를 지원금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대형 재단들이 몇 개 있는데요. 맥아더 재단은 카네기나 록펠러 재단 등과 함께 미국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선단체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최근 심심찮게 나오는 미국의 빈곤율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해 서른 살 이하 젊은 가구들의 3분의 1이 빈곤층이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교 노동시장센터가 지난해 인구조사 내용을 분석했는데요. 가장이 서른 살 이하의 젊은 가정의 37%가 최저생계소득에 못 미치는 빈곤층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젊은 가구 두 집 건너 한 집은 생계가 곤란할 정도로 가난하다는 것인데요.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00년 25%에서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가장이 중년층 이상인 가정은 형편이 좀 나았습니까?
답) 네. 분석 결과 가장이 서른 살 이상인 가정의 빈곤율은 5.7%에 불과해 큰 대조를 이뤘는데요. 젊은 가장의 경우 학력과 소득 간에도 관련이 많았습니다. 20대 젊은 가장 가운데 고졸자의 정규직 비율이 최근 3년 새 22%나 떨어져, 대졸자 1% 하락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