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문철호 기자, 오늘은 유럽 국가들의 부채문제에 관한 소식을 먼저 알아 보죠. 유럽 단일통화, 유로화 사용 국가들의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등의 부채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죠?
답) 네, 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폴란드 브로츠와브에서 회의를 열고 여러 가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등 여러 나라들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지지하고 있지만 핀란드 등 다른 나라들은 지원에 반대하고 있어 대책 논의와 합의가 순탄치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의 다음 번 지급분 1백10억 달러는 당초 오는 9월 말에 지급하기로 돼 있었는데요. 16일 첫 날 회의에서 지급 결정을 다음달까지 한 달 연기하기로 합의됐습니다.
문) 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 회의에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장관도 참석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가이트너 장관이 참석한 것은 유로화 사용 국가들의 부채위기가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미국이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가이트너 장관은 유로화 역내 국가부채 문제가 2년 동안이나 해법 없이 논란되는 가운데 그 동안 여러 차례 장기적으로 확고한 해법을 마련하라고 촉구해 왔습니다.
문) 자칫하면 유럽연합의 분열이 초래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우려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그 동안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독일까지도 그리스 구제를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있습니다. 돌담의 돌 하나가 무너지면 돌담 전체가 온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핀란드를 비롯해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은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을 인정하던가 아니면 구제금융 제공에 대한 조건을 더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 가운데 유럽중앙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위기해결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군요?
답) 그렇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은 15일, 국가부채 위기 해소를 위한 지원을 결정하고 유럽 시중은행들에 추가 달러화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은 유럽중앙은행과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일본중앙은행, 그리고 스위스 중앙은행 간의 공조합의로 결정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유로화 사용 국가 정부들의 부채문제와 맞물려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역내 시중 은행들에 3개월의 단기 대출을 달러로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문) 다음은 중동 소식을 알아 봅니다. 시리아에서 반정부 진영 지도자들이 국가위원회를 결성했군요.
답) 네, 시리아 반정부 진영 인사들이 1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회동하고 시리아국가위원회(SNC) 결성을 발표했습니다. 1백40명의 위원 명단의 일부도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는 반정부 진영의 여러 세력들이 개별적으로 투쟁해 왔는데 앞으론 단합되고 조율된 방향으로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투쟁을 계속한다는 겁니다.
문) 국가위원회는 어떤 인사들로 결성됐습니까?
답) 국외 망명인사들과 국내 활동인사들이 약 절반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 활동인사들의 명단은 신변 안전 문제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구요. 프랑스에 근거를 둔 시리아 망명단체 일원인 바스마 카드마니 대변인은 아사드 정권을 6개월 안에 축출하고 과도 정부를 출범시키는 게 위원회의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문) 시리아 반정부 국가위원회 결성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 네, 미국은 시리아국가위원회 결성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은 시리아국가위원회가 수많은 도전들에 맞서 협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그 동안 시리아 민주화 운동 진영과 긴밀히 접촉해 왔습니다. 그 일환으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8월 초에 시리아계 미국시민 대표들과 반정부 국외 망명인사들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사드 대통령의 민주화 요구 시위 군중에 대한 유혈진압을 규탄하고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은 미국 시민들이 시리아로 여행하지 말도록 경고했죠?
답) 네, 그렇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8월에 이어 15일 시리아 여행 경고령을 재차 발령하고 시리아에 체류중인 미국 시민들에게 즉각 떠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보다 앞서 시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의 필수요원 외의 모든 직원들과 가족들을 철수시켰습니다. 그러나 로버트 포드 대사는 그대로 현지에 남아 있습니다.
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또 다시 아사드 대통령의 폭력진압을 강도높게 규탄했군요.
답) 네, 반기문 사무총장은 아사드 대통령이 정부 보안군에 의한 민간인 탄압을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촉구를 무시한 채 폭력과 억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유엔은 시리아 사태와 민간인 사상자 등 인권상황에 관한 정보를 계속 입수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여섯 달 동안 사망자가 2천6백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사망자 수를 1천4백 명이라고 발표하면서 그 절반이 보안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이번에는 이란 정부가 간첩혐의로 억류중인 미국인 두 명을 석방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을 알아보죠.
답) 네, 이란에 억류된 쉐인 바우어와 조쉬 파탈 두 명이 며칠 안에 석방될 거라고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13일 미국 NBC 방송에 밝혔었는데요. 바로 하루 뒤 이란 법원은 미국인 석방에 관해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런데도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의 석방에 관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15일, 이란이 인도적인 배려에서 두 미국인을 석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두 미국인이 석방될 거라는 소식을 여러 공적, 사적 경로를 통해 입수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라크의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도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걸로 알려졌구요.
문) 다음은 이집트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는 소식 알아보죠?
답) 네, 이집트의 에삼 샤라프 총리로부터 그런 시사가 나왔습니다. 샤라프 총리는 15일 터키 텔레비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1979년에 체결한 평화 협정은 성역이 아니라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체결됐는데요. 협정은 역내에 이익이 되거나 또는 평화 그 자체를 위해 수정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고 샤라프 총리가 말했습니다.
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래 이스라엘-이집트 관계가 긴장상태에 빠져 있는요. 평화협정의 변경까지 거론된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게 아닌가요?
답) 그렇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이집트 군중이 지난주에 카이로에서 이스라엘 대사관에 몰려가 난동을 일으켜 이스라엘 대사 등 전원이 이스라엘로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군이 국경지대에서 팔레스타인 과격분자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와중에 이집트 보안군 다섯 명이 살해된 사건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성난 이집트 군중이 이스라엘 대사관을 공격한 겁니다. 이런 판국에 이집트 총리가 평화협정의 변경가능성까지 내비쳐 양국관계 악화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문) 요르단에서도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집단 시위가 벌어졌군요.
답) 네, 이스라엘이 국교를 맺고 있는 중동 국가는 이집트와 요르단 두 나라 뿐인데요. 이집트에 이어 15일 요르단에서도 이스라엘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군중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1백만 명이 몰릴 예정이었는데 경찰과 보안군의 철통 같은 저지로 시위자들이 불과 2백 명으로 줄었고 대사관 지역으로부터 2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 대사와 대부분의 외교관들이 시위에 앞서 본국으로 철수했다가 16일 다시 임지로 돌아갔습니다. 이스라엘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민주화 시민봉기가 일어난 이래 그야말로 고립무원에 빠져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지난 해 5월 가자 지구로 항해하던 터키 선박들에 대한 이스라엘 특공대의 공격으로 터키인 아홉 명이 살해된 사건을 둘러싸고 터키도 이스라엘에 악감정을 드러내는 등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반대정서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 소식입니다. 말레이시아가 반세기 만에 보안법을 폐지했다죠?
답) 그렇습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연방 수립 기념일인 말레이시아의 날을 하루 앞둔 15일 전국 텔레비전 방송 연설에서 국내 보안법의 폐지를 발표했습니다. 나집 총리는 기존의 보안법이 인간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두 가지 테러 퇴치법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말레이시아는 기존 보안법에 따라 그 동안 재판 없이도 사람들을 무기한 구금할 수 있었죠?
답) 그렇죠. 어쩌면 1957년부터 현재까지 집권당인 통일 말레이집권기구가 54년간 장기 집권할 수 있었던 숨겨진 버팀목이 보안법이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보안법이 정치적 탄압의 도구였다는 겁니다. 나집 총리는 이번 발표에서 언론 기관들에 매년 면허 갱신을 의무화 했던 언론규제 법도 폐지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법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국민의 반정부 의견 표출을 억제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나집 총리는 집회의 자유를 억제해 온 법의 검토를 다짐하고 말레이시아인들이 더 이상 단순히 정치적 시각 때문에 구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번 조치가 총선을 의식한 사전 포석이란 비판도 있죠?
답) 그렇습니다. 당초 2013년으로 예정됐던 총선이 내년으로 1년 앞당겨졌는데요. 나집 총리가 집권 통일말레이국민기구 UMNO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51년간 시행된 보안법을 철폐한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합니다. 통일말레이국민기구는 지난 2008년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가 이끄는 야당연합에 의회 다수 의석을 내주면서 정치적 참패를 겪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선거법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경찰이 강제 해산하면서 지지율이 더 크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문철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