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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민주화운동본부, 북송 탈북자 실태조사 내용 공개


중국으로 도망친 탈북자의 상당수가 다시 붙잡혀 북한으로 끌려간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그 실태를 조사한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 재판도 없이 정치범 수용소와 교화소 등으로 보내져 끔찍한 고문과 성추행, 굶주림 등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제북송 된 탈북자들의 실태 조사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한국에 사는 탈북자 213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돼 북송 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42%나 됐습니다.

이들은 체포된 후 중국 내 집결소에서부터 구타가 시작됐으며 북한으로 이송된 이후에는 끔찍한 고문에 시달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선양안전국에 구금됐던 탈북자 이모 씨는 임신한 상태였지만 배를 집중적으로 걷어차였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탈북자 김지혜 씨입니다.

“수용소 안에서 여성 인권은 동물보다 못합니다. 아기 낳은 지 20일도 안 되는 여성을 손을 묶어서 매달아 놨어요. 산모라고 하지만 인권이 없어요. 옥수수를 훔쳐 먹다가 걸린 사람 총살, 젊은 사람들이 왜 들어왔는지 이유를 물으면 반항한다고 해서 총살, 사람인데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북한으로 끌려가면 주로 탈북 이유와 한국 사람을 만났는지 여부, 교회와 접촉했는지를 집중 추궁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 드라마 시청 여부 등도 자세히 확인해 북한이 외부 정보의 유입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한 응답자는 전부 재판 등의 사법절차 없이 바로 수용소로 보내졌고 절반에 가까운 탈북자가 수감생활 중 12시간 이상 강제노동을 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중노동을 하다 다쳐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과 강냉이 밥을 두 숟가락 주는 등의 굶주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송지은 씨입니다.

“쥐가 특식. 쥐는 어린아이들이 식독이 올라 배가 불룩한데 엄마들이 어린 쥐를 잡아서 배 안에 든 새끼 그걸 잡아서 불에 태워 아이에게 먹이면 효능이 있다고 해 잡아 먹이려 시도하고...”

이들의 탈북 이유는 굶주림을 면하기 위한 것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자유를 찾기 위해, 먼저 온 가족들의 권유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경험했던 탈북자들이 참석해 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 실상을 증언했습니다.

이성호 씨는 하루에 풀 800kg을 베고 날라야 하는데 이를 다 하지 못하면 식량의 양을 줄인다면서 이런 식으로 일주일이 지나면 영양실조로 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독일에서 공부하다 월북한 뒤 탈출해 한국에 살고 있는 오길남 박사는 북한에 남은 아내와 딸이 요덕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들었다며 가족들을 돌려보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내와 두 딸을 25년이나 그런 상황 속에 있게 하지 말고 제발 죽기 전에 내 딸과 내 아내를 풀어가지고 내게로 귀환시켜 줄 것을 요청합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탈북자들는 물론 오 박사 가족과 같은 정치범들이 북한의 수용소에서 얼마나 많은 고문과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지 실태를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면 한국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들의 인권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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