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문철호 기자.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가다피의 몰락이 드디어 촌각을 다투고 있는 것 같군요. 리비아 반군의 수도, 완전 함락이 눈앞에 다가왔다고요?
답) 네, 그렇습니다. 리비아 반군이 42년 간 장기 집권한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의 통치를 끝내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수도 트리폴리시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트리폴리 시내 중심의 가다피의 최후 보루인 관저 단지, 바브 알 아지지야 일대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다피 친위대가 바브 알 아지지야로부터 탱크들을 앞세워 돌격하며 반군 측에 포격을 가하면서 전투가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문) 가다피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파악됐나요?
답) 가다피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바브 알 아지지야에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는 추측과 함께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외국에 망명하기 위해 이미 탈출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다피의 후계자로 간주돼 온 둘째 아들 세이프 알 이슬람과 그의 형 등 세 아들은 반군에 생포됐습니다.
문) 국제형사재판소가 가다피 아들들의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고요?
답) 네, 국제형사재판소의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수석 검사는 가다피 아들들의 조속한 신병인도를 위해 리비아 반군진영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이프 알 이슬람은 가다피, 리비아 정보기관 수장 등과 함께 반인륜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돼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신병을 가능한 한 빨리 국제형사재판소가 인도받을 계획이라는 겁니다.
문) 그런데 반군 진영의 성격이 불투명하다는 서방측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요?
답) 반군세력을 대표하는 공식기구 과도국가위원회 31명 위원들 가운데 정치성형이 공개된 사람들은 1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신상 보안상의 이유로 출신 배경이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까지 가다피 통치하에 있던 서부지역에 거주했던 반체제 인사들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도위원회는 이미 지난 3월 초 반정부 시위에 돌입하면서 리비아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자유와 인권증진을 위해 투쟁하던가 하니면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의 족쇄 아래 계속해 노예생활을 하던가 리비아 인들은 양자택일 해야 한다고 위원회는 경고했었습니다.
문) 반군 진영은 벌써부터 자축 분위기라죠?
답) 네, 그렇습니다. 반군의 공식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압델 자릴 의장은 반군의 트리폴리 입성을 축하하면서 반군은 이제 무아마르 가다피 축출의 최종단계에 들어섰다고 선언했습니다.
문) 리비아 반군을 지원해 온 서방국 등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반군의 수도 입성에 환영을 표명하고 있죠.
답) 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가다피에게, 더 이상 국가를 통치할 수 없게 된다는 걸 자인하고 당장 권좌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유럽연합의 캐서린 애쉬턴 외교안보 최고 대표는 과도국가위원회에게 민간인들을 철저히 보호하고 국제인권 규범을 존중하며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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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다음은 시리아 사태 소식입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은 여전히 강경 일변도군요.
답) 그렇습니다. 알 아사드의 보안군은 반정부 시위군 중에 대한 유혈진압을 계속해 22일에도 중부 시위 중심도시 하마에서 시위자 두 명을 사살하고 네 명에 중상을 입혔다고 시리아 인권단체들이 전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는 22일 긴급회의를 열어 시리아 유혈사태에 관해 논의합니다. 인권이사회의 4개 아랍 국가를 포함한 24개 이사국들의 요청에 따라 긴급회의가 소집됐습니다.
문) 알 아사드 대통령은 일요일인 21일에 또 텔레비전 방송 연설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죠?
답) 네, 알 아사드 대통령은 국영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보안군이 다섯 달에 걸친 무장 파괴집단을 소탕하는 데 성과를 거뒀다면서 자신은 이제 더 이상 파괴분자들의 폭동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호언했습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에 대항하는 행위는 군사적 응징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를 되풀이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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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번엔 몽골로 가볼까요?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동시에 몽골을 방문하는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21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도착해 방문 일정에 들어간 데 이어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22일 울란바토르에 도착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우연히 같은 때 몽골을 방문하게 됐는데요. 두 지도자들이 대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 언론들이 전하고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문) 이 대통령은 이번 중앙 아시아 3개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 중인데요. 어떤 의제들을 갖고 있나요?
답) 이 대통령은 이번 몽골 방문을 통해 한국, 몽골 간의 자연자원, 에너지 자원 개발, 활용 분야의 협력을 촉진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두 나라 관계를 공고히 하는 의제를 몽골 지도자들과 협의합니다. 이 대통령은 22일 엘벡 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요.
문) 한국, 몽골 간에 구체적인 협정 체결이 있었겠죠?
답) 네, 물론 그렇습니다. 한국, 몽골 두 나라 자연자원 담당 각료들이 자연자원 개발, 전력사업, 재생 에너지 개발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몽골의 수흐타바르 바트볼트 총리, 담딘 뎀베렐 국회의장과 만나 국제 문제에서 양국간 협력 증대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몽골에 이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방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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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번엔 홍콩 소식 알아 봅니다. 홍콩에는 가정 일을 돕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들에게 영주권이 부여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죠?
답) 네, 그렇습니다. 홍콩에서는 외국인이 직업을 갖고 7년 동안 계속 거주한 뒤 영주권을 신청하면 하자가 없는 한 허용하도록 이민법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손쉽게 영주권을 받는 사람들은 주로 변호사나 의사, 투자브로커 등 전문직 출신들이고, 외국인 가사 도우미들은 아무리 오래 거주해도 영주권을 받기 힘듭니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는 통상적인 거주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출신 한 도우미가 영주권 부여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법원이 22일부터 심리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앞서 일요일인 21일엔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가사 도우미에 대한 영주권 부여를 반대하는 단체의 시위집회가 열려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문) 홍콩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외국인들의 수는 얼마나 됩니까?
답) 네, 약 30만 명으로 추산되니까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홍콩은 인구 약 700만 명에 면적이 1천1백 제곱 킬로미터로 서울특별시 면적의 두 배가 조금 못 되는데요. 여유 있는 고소득층이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을 두고 있고 이들의 가족을 합하면 가사 도우미 계층 인구가 50만 명이라고 합니다.
문) 그런데 홍콩 당국은 이들의 영주권 신청을 왜 거부하는 겁니까?
답) 홍콩 정부의 재정과 일자리 문제 때문입니다. 가사 도우미들에게 영주권을 허용하면 실업률은 물론 정부의 사회복지 비용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에 이들을 영주권자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게 가사 도우미 권익 단체의 지적입니다. 반대자들은 50만 명의 영주권자들이 늘어나면 보건, 주택, 교육 등에 연간 1백10억 달러의 정부 지출이 증가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렇지만 ‘가사 도우미를 돕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는 인터넷 페이스북을 통해 가사 도우미들의 영주권 취득을 촉구하는 청원서 운동을 벌여 3천 명이 서명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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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마지막 소식입니다. 전 세계의 인구 증가와 자연자원 활용 확대에 따른 물과 식량의 잠재적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물과 식량 자원 관리 개선, 향상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군요?
답) 네, 이번주는 세계 물의 날 주간인데요. 유엔은 22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물이 크게 부족한 지역에 살고 있는 인구가 15억 명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2050년에 가서는 인구가 70억 명 내지 90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물과 식량 부족을 겪는 인구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문) 자연 자원과 물의 부족은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유엔 보고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유엔의 이번 보고서는 스톡홀름에서 열린 수자원 문제 토론회에서 유엔 환경계획 UNEP와 국제 물관리 연구소 WMI가 공동으로 제출했는데요. 비 내리는 양상과 빈도 등이 바뀌고 있는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물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 부족은 농업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아프리카에서만 21세기 말 경에는 15% 내지 30%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합니다.
문)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전망된다면 지역적으로 차이가 크다는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아프리카는 물론이고 중국의 북부지역과 인도의 펀잡 주, 미국의 서부 지역 등 대규모 곡물 생산 지역에서 물 공급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려면 농민들을 위한 훈련과 친환경적 건전 경작에 대한 정부의 유인책 등이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문철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시간입니다. 리비아 반군이 마침내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한 가운데 국가 지도자 가다피의 종말이 임박했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리비아 가다피에게 투항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열어 시리아 사태를 다시 논의합니다. 그밖에 지구촌 소식 알아봅니다. 문철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