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하원에 이어 2일 상원까지 통과한 미국의 부채 한도 조정 합의 법안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을 마쳤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2일 정오부터 상원 표결이 이뤄졌고요. 법안 양식을 꾸미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과 서너 시간 만에 대통령이 신속히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부채 한도는 기존의 14조 3천억 달러 규모에서 당장 4천억 달러 가량이 더 늘어나게 됐고요. 이에 따라 추가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차관 유치가 가능해졌습니다.
문) 또 미국 연방 정부의 예산 지출 감축 규모도 최소 2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죠?
답) 맞습니다. 당초 이번 합의의 중요한 또 다른 축이 바로 재정 적자 해소 방안이었는데요. 연방의회 상하 양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한 법에 따라 연방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최소 2조 달러 이상을 줄이는 ‘허리띠 조이기’ 작업에 돌입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This compromise guarantees more than 2 trillion in deficit reduction…”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따라 연방 정부는 앞으로 2조 달러 이상을 절약해야 한다며 이는 국가 경제의 기틀을 잡고 우리가 생존해 나가야 할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 직전에 가진 대국민 연설 내용을 보면 이번 합의안에 그다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상원 표결이 끝난 뒤 곧바로 대국민 연설을 했는데요. 불과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격앙된 연설로 합의안 도출을 발표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이번 합의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인데요. 지금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보다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그 동안 민주 공화 양당이 강력히 주장하며 팽팽히 대립해 온 입장들을 꼬집어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 들어보시죠.
“Yes, that means making some adjustments to protect health care…”
오바마 대통령은 진정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건강 보험이나 메디케어 등 복지 분야 예산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고 부유층과 대기업체에 대한 세금 인상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어찌 보면 합의 내용을 번복하는 느낌마저 드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나오는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답) 당초 이번 합의 타결을 위해 대통령이 무리하게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같은 정당 소속, 민주 당원들의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또 막상 합의를 통한 채무 상환 위기 모면의 기쁨보다, 민주당 내부의 반발과 중저 소득층 국민들의 적잖은 실망적 여론 등을 피부로 실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무튼 이 문제는 앞으로 재정 감축의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정치권이 또 다시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불씨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살림살이를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이번 합의안을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나서서 눈길을 끌고 있죠?
답)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3일자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협상 마감 시한 직전에 대통령이 서명한 합의안에 따라 미국은 채무 상환 불이행 사태를 가까스로 모면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는 자칫 이자율 인상에 따라 소비자들도 신용카드 대금과 융자금 납부에 더 큰 부담을 안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문) 가이트너 장관은 아울러서 부채 한도를 늘리는데 대한 부정적인 일부 견해에도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단순히 빚을 더 내서 불필요한 곳에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가이트너 장관은 이번 부채 한도 상향 조정으로 미국 내 교육과 첨단기술, 사회간접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게 돼,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그동안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부채 한도 조정에 실패할 경우 미국의 신용 등급을 낮출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는데요. 이 중 무디스 사는 미국의 신용 등급을 종전과 같은 ‘트리플 A’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문) 사실 그 동안 미 연방의회가 부채 상한선 문제 등 재정 분야에 발목이 잡혀서 각종 주요 현안 처리를 미뤄왔었는데, 당장 자유무역협정 승인 처리도 급하지 않습니까?
답) 한국과 중남미 파나마, 또 콜롬비아 등 3개국과 추진중인 자유무역협정 처리가 계속 미뤄져 왔었는데요. 미국의 국제 교역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만큼 경제 분야와도 직결되는 문제인데요. 사실 협정 당사국들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제 의회가 자유무역협정의 조속한 처리 등을 이끌어 내 경제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문제는 의회 여름 회기가 오는 5일이면 끝납니다. 결국 3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처리도 가을 회기가 시작되는 9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문) 아울러 당장 장기 폐쇄 사태를 맞고 있는 연방항공청(FAA) 예산 문제도 마찬가지인데요.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에 조속한 예산 승인을 호소하고 나섰군요?
답) 네. 열흘 이상 이어지고 있는 연방항공청의 폐쇄 사태로 공무원 4천 여명이 강제 휴가에 들어가고 7만 여명의 시설 공사 인력이 일손을 놓은 상태인데요. 지금 같은 상황으로 볼 때 이번 회기 안에 예산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졌습니다. 앞으로도 최소 5주 동안 폐쇄사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국내 공항들의 관제 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해당 공무원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공항의 관제 체계를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항공청의 고유 권한을 하루 속히 회복시켜 달라고 의회에 특별히 주문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과거 미국이 쿠바 피그만을 침공했던 과정이 담긴 기밀문서들의 일부가 공개됐죠?
답) 워싱턴DC에 위치한 민간 비영리 연구소인 국가안보 문서보관소의 소송에 따라 이번에 공개된 문서들인데요. 쿠바의 피그만 침공 사건은 미 중앙정보국의 훈련을 받은 쿠바 출신 망명자들이 지난 1961년 4월 17일 카스트로 쿠바정권의 전복을 위해 쿠바에 상륙했다가 사살되거나 체포된 사건인데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과 쿠바 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사건입니다. 비밀이 해제된 이번 기밀 문서들은 당시 미 중앙정보국과 쿠바 침공에 협력한 중미 국가와의 정치 외교 협상 내용들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문) 미 중앙정보국에 협력한 중미 국가라면 과테말라를 얘기하는 것 아닙니까?
답) 맞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당시 미겔 이디고라스 푸엔테스 과테말라 대통령이 쿠바출신 망명자들을 과테말라에서 훈련시키도록 미 중앙정보국에 협조한 내용을 상세히 담고 있습니다. 푸엔테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과테말라 병력을 쿠바 침공에 지원할 의사까지 밝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이는 미국 측의 거부로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
문) 당시 과테말라는 반군과의 치열한 내전이 시작돼 골치를 앓고 있었는데, 미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었던 모양이군요.
답) 과테말라 정부는 지난 1960년부터 1996년까지 36년간 반군의 공격으로 심각한 내전을 겪었는데요. 미국의 쿠바 침공을 적극 도와주는 조건으로 미국에 네이팜탄 사용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네이팜탄은 고열로 삼림과 각종 시설물들을 삽시간에 불태워 버릴 수 있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데요. 밀림을 근거지로 활약해 온 반군 퇴치에 이용하려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미국은 과테말라 정부군이 반군을 진압하도록 근접 공중정찰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이 같은 모든 내용은 이번에 기밀 문서 해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문) 그런데 정작 미국이 쿠바를 침공한 목적은 뭡니까?
답) 미국에 비협조적인데다 체제가 다른 카스트로 정권을 몰락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당시 쿠바에 상륙한 약 1천300명의 쿠바 출신 망명자들은 일부가 처형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포로들은 1년 뒤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 정부와 쿠바의 협상 결과 석방됐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도 쿠바 침공이 애초에 잘못된 작전이었으며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사죄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냉전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문) 다음 소식인데요. 지난 2003년이었죠? 지구로 귀환 중이던 미국의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 호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참사가 있었는데, 최근 그 잔해가 텍사스 주에서 발견됐군요?
답) 미국 텍사스 주 경찰이 지난 1일 관내 나코그도치스 호수에서 직경 1.2미터 크기의 원형 물체를 발견했는데요. 미 항공우주국 조사 결과 지난 2003년 2월 공중에서 폭발한 컬럼비아 호의 잔해로 확인했습니다. 이 물체는 당시 우주 왕복선의 연료 전지의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컬럼비아 호는 당시 폭발로 7명의 우주 비행사들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를 겪었습니다.
문) 사실 컬럼비아 호는 지구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폭발하면서 그 잔해 조차 제대로 발견되지 않아 여러가지 의혹을 남겼는데, 어떻게 8년이 지난 지금 발견이 된 겁니까?
답) 미국 대륙은 요즘 심각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특히 텍사스 주는 벌써 수 개월째 계속되는 가뭄과 무더위로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그런데 가뭄으로 호수가 말라버리면서 그 동안 물속에 잠겨 있던 바닥이 드러난 것인데요. 이로 인해 이번에 우주선 잔해가 발견된 것입니다. 컬럼비아 호는 당시 텍사스 주 상공에서 폭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 또 다른 어딘가에 이 잔해물 들이 더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 미국은 전통적으로 자동차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일본과 유럽 시장에 밀렸던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은 자동차 종주국이라는 명성을 뒤로하고 그 동안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그 시장을 완전히 내주다 시피 했었던 것이 사실인데요. 지난해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 그리고 올 들어 일본 열도에 발생한 대형 지진과 쓰나미 재앙 등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이 기회를 노려 기술 쇄신에 나선 미국 업체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문)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최근 얼마나 늘었습니까?
답) 요즘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량의 메이커가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전통적인 미국 업체 차량들입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지난달 시장 점유율이 20.3%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포드가 17%, 크라이슬러 역시 10.3%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나란히 상위 3위권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 같은 미국 차량들 뒤를 한국 차량들이 바짝 뒤쫓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한국 자동차들은 뛰어난 성능에 저렴한 가격 등으로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요. 특히 현대와 기아 자동차의 중소형 차량들은 9.9%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흔히 자동차 업계에서 말하는 미국 시장 점유율 꿈의 10%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내 한국 자동차 대리점들은 최근 출시된 각종 차량들의 제고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한국의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마주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