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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IISS ‘북한, 핵무기 10개 미만 보유’


북한이 남침할 가능성은 줄었지만 여전히 한국을 위협할 군사적 수단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영국의 안보 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백성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지난 21일 발표한 ‘북한의 안보 도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남침을 감행하지 않고도 한국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세계 4위의 지상군과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군 병력을 갖춘데다 비대칭 능력의 우위를 앞세워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4~12개의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며, 10개 미만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 개발 여부는 단정하기 힘들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통해 결국은 그런 능력을 갖추게 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마크 피츠패트릭 소장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 여기에 화학무기까지 내세워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진하는 의도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노동, 무수단, KN-02 미사일 등의 부품 공급을 외국에 의존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공급망을 차단하면 북한이 더 이상 미사일을 대규모로 수출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4가지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우선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지지부진해 후계 과정에 변수가 남아 있는 점이 꼽혔습니다.

또 경제난으로 성급한 강성대국 건설 약속을 지키지 못해 내부 저항이 거세질 위험성도 제기됐습니다.

여기에 긴장을 조성하고 보상을 얻으려는 북한의 행동에 협상 상대국들이 지쳤다는 점, 중국의 원조와 정치적 지원에 의존하면서 주체사상을 포기하는 모순 등을 북한이 직면한 위기로 지적됐습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피츠패트릭 소장은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한반도 통일이 더 이상 실현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속단할 순 없지만 어떤 정권도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남북 통일과 관련해 보고서에는 4가지 시나리오가 담겨 있습니다.

우선 북한 정권이 위협적 태도를 거두고 화해의 손을 내밀 가능성입니다. 이럴 경우 평화가 조성돼 점진적 통일까지 이룰 수 있지만 북한의 대결적 속성상 희박한 가정으로 지적됐습니다.

두 번째는 독일식 흡수통일 방식으로,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북한 정권의 붕괴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실적으로는 군사화된 북한 체제가 평화적으로 와해되긴 어려운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세 번째는 북한이 내부의 저항과 모순에 의해 무너지는 가정으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확대되는 경우, 그리고 네 번째는 전쟁을 통한 통일입니다. 현재의 군사적 균형을 볼 때 한국의 승리가 확실시 되지만 엄청난 파괴와 희생을 감수하게 되는 최악의 가정입니다.

피츠패트릭 소장은 이에 더해 북한이 중국의 비호 하에 체제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도 제기했습니다.

통일된 한반도가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는 데 위협을 느껴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 위성국가로 두는 경우입니다.

피츠패트릭 소장은 북한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지만 정권 유지를 위해 중국의 우산 밑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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