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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전문가, “북한 GPS 교란 놀랍지 않아”


북한이 지난 8월 서해안에서 위성항법시스템 GPS의 전파를 교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비대칭 전력 개발에 주력해 온 북한이 GPS 전파 교란에 나선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 8월 23일과 25일 서해안 일부 지역에서 위성항법시스템 GPS의 전파를 교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GPS는 위성신호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장치로, 국방 장비에 널리 사용됩니다.

북한의 전파교란 활동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 해병대 대령 출신으로 군사 분석가인 앤디 하프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은 무기 개발에서 굉장한 혁신가”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미 해병대 ‘위기대응팀’ (Crisis Action Team)을 이끌었던 하프 씨는 “북한이 무엇을 개발하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북한은 모든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보다 앞선 수준을 유지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김태영 국방장관은 이달 초 한국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GPS 전파교란을 ‘새로운 위협’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북한은 50~1백 km의 범위에서 GPS 전파교란을 할 수 있으며, 러시아에서 수입한 차량 탑재장비로 교란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새로운 도발 행태를 보이긴 했지만 이는 예상가능한 일이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 광운대학교 부설 방위사업연구소의 박용옥 교수입니다.

“이거에 대한 예상은 가능했었습니다. 몇몇 학자 분들이 흔히 이것은 새로운 위협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을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재밍 (전파교란)으로 의심되는 사안들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것은 최초라고 알고 있고요.”

박 교수는 GPS가 방위 장비 뿐아니라 각종 기반설비 시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파교란이 다시 일어난다면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의 한 항공우주 전문가는 지난 8월 북한의 GPS 교란은 “모종의 신호를 보내기 위한 시범작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구체적으로 북한이 “비대칭 전력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수 십억 달러를 들여 위성항법체계를 개발해도 북한이 지상에서 값싼 송신기로 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주한미군 대변인인 조너선 위딩턴 대령은 북한의 GPS 교란 능력을 묻는 질문에, 정보와 작전 사안에 해당된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위딩턴 대령은 “미군이 GPS 항법기술을 사용하긴 하지만, 지상, 수중, 항공 작전을 실시할 때 GPS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은 치열한 전자 환경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GPS 전파 교란장치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군이 미군에 대항해 사용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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