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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개월 내 한반도 위기 가능성”- CFR 연구원


앞으로 1년 내지 1년 6개월 안에 한반도에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북한의 3대 권력세습 과정에서 군사 도발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인 외교협회 (CFR)의 폴 스테어스 선임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앞으로 12~18개월 안에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무엇보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한간의 군사적 긴장과 불신이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교전수칙을 바꾸는 한편 미군과 협력해 북한 주변에서 정보수집 작전을 강화하고 비상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북한이 국내정치적 이유로 다시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지적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김정은도 권력세습 과정을 탄탄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 도발을 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김정은이 천안함 사건 때보다 더 정교한 잠수함 공격이나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의 무인도 점령을 명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3대 세습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도 북한이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계체제가 공고화되기 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한다면 김정은이 정치적으로 강력한 도전을 받을 것이고, 이에 대응해 김정은이 반대세력을 숙청하고 관심사를 밖으로 돌리기 위해 군사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군사 도발이 있더라도 당사국들 모두 전쟁을 피하고 싶어하는 만큼 군사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테어스 연구원은 군사충돌이 있을 경우 오해와 오판이 있을 수 있고, 이 때문에 의도하지는 않더라도 충돌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군이 북한의 군사 도발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원치 않을 것이고 이명박 한국 대통령도 더 이상 북한의 군사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말에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스테어스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한국이 군사 대응을 할 경우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입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북한의 새 지도부가 한국의 군사 보복에 어떻게 대응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권력 이양기라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우유부단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정권 내부에서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미국은 다른 지역의 분쟁 문제로 인해 여력이 없다고 북한이 판단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확대될 위험을 막기 위한 세 가지 정책 권고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미국과 한국이 대북 감시와 정보수집 활동을 계속 강화해서 북한의 군사 도발 징후를 미리 알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미국이 한국과의 군사동맹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취약점들을 한국군이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공동계획을 발전시켜 나가고 일본도 계획 작성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스테어스 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핵무기 계획을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고 대신 북한의 핵 물질 추가 생산을 막고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 속도를 늦추는 데 집중하라는 겁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이를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외교적 노력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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