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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2004년부터 탈북자 9천6백 여명 불법 입국’


태국으로 불법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3년 전 1천7백 명에서 지난 해에는 2천4백 명을 넘어섰는데요. 2004년부터 올 4월까지 태국에 불법 입국한 탈북자 수는 모두 9천622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을 탈출해 태국으로 불법 입국하는 탈북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태국의 유력 일간지인 `방콕포스트’ 신문은 5일 태국 경찰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한국 행을 위해 태국에 불법 입국하는 탈북자들이 매년 증가해 지난 해의 경우 2천4백82명에 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탈북자들의 불법 입국은 46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1백15명이 되더니 2006년에는 7백52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어 2007년에는 1천7백85명, 그리고 이듬해에는 1천7백24명이 됐습니다. 이어 2009년에는 1천8백48명, 그리고 지난 해에는 2천4백82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넉 달 새 불법 입국한 탈북자 숫자는 이미 8백70명에 달했습니다. 관측통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태국으로 불법 입국하는 탈북자 수는 적어도 2천5백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태국 정부는 탈북자들이 식량난 등 북한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한국으로 가기 위해 태국으로 불법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대부분 인신 매매단이나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 들어 간 뒤 4-5명씩 무리를 이뤄 메콩강을 통해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서 당국에 체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들은 태국으로 밀입국 하는 과정에서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메콩강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태국인의 말입니다.

“메콩강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텐자이 씨는 태국으로 가려는 탈북자들이 너무나 불쌍해 보여 불법인줄 알지만 종종 식사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경찰에 체포되면 48시간 내 재판을 받고 이민국 수용소로 보내집니다. 여기서 탈북자들은 몇 주간 기다리다가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 등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태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제안한 탈북자센터 건립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초 탈북자들의 탈북 통로인 치앙라이에 탈북자센터를 세울 것을 태국에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탈북자센터가 건립될 경우 탈북자들이 더 밀려 들어올 것을 우려해 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방콕포스트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태국 이민국의 딧하폰 사사밋 씨는 “한국 정부가 탈북자센터를 건립하지 못하더라도 기존의 이민국 수용시설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에서 밀항선을 타거나 몽골, 러시아 등을 거쳐 한국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중국 공안의 감시와 단속이 강화되면서 중국 남부를 거쳐 태국과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통해 한국으로 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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