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의 존 케리 위원장이 미국과 러시아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에 관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새 협정에 따라 핵 탄두의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유지하고, 탄도미사일이나 전략 폭격기와 같은 실전 배치 운반수단도 7백 개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보고서는 새 협정이 담고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하면서 북한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과거 러시아가 북한, 이란과 관련된 외교현안이 있을 때마다 공통의 이익이 상당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입장에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새 전략무기감축 협정을 합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그 대표적인 예로 러시아가 지난 해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에 찬성한 사실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새 협정이 핵확산 방지 노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전략무기를 감축해 나간다면 북한과 이란도 핵 비확산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압력을 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와 관련해 보고서는 미사일 방어체제가 러시아를 겨냥한 게 아니라 북한과 이란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짐 리쉬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의원 5명의 소수 의견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들 의원은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과 파키스탄, 인도, 북한, 이란 등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거론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만료되기 전까지 10년 동안 약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이들 의원은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의 미사일, 화학, 생물 무기는 해외에 주둔한 미군과 미국의 동맹국, 그리고 전세계의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달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 비준안은 상원 본회의 통과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대폭 감축하는 내용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에 합의했는데요. 이 협정이 발효되면 북한 핵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