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올 여름 미국에서 비행기 타기가 훨씬 힘들어질 거란 얘기죠? (그렇습니다) 이걸 좋은 소식이라고 해야 할지, 안 좋은 소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답) 예. 경제 사정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여행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행기 좌석 잡기가 힘들 테니 당연히 좋지 않은 소식이겠죠.
문) 확실히 경제가 좋아졌다는 신호는 된다는 얘긴가요?
답) 그렇습니다. 경제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지난 해에는 항공 수요도 대폭 떨어졌었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업무와 관련해 여행하는 승객들이 확실히 늘었다는 겁니다. 여행 자문업체인 ‘칼슨 와곤리트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업무상 항공 여행을 한 승객 수가 지난 해에 비해 15% 증가했습니다. 뉴욕의 여행업체들은 증가 수치를 22.5%로 잡고 있구요.
문) 경제 위기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업무상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거군요.
답)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또 실제로 각국 간에 교역이 늘면서 일 때문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이런 비즈니스 여행객 뿐 아니구요, 일반 여행 승객도 대폭 늘었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도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9%가 늘었다고 하니까요.
문) 그렇지만 항공기 좌석은 한정돼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자리 잡기 경쟁이 심해지겠네요.
답) 그렇습니다. 국제선보다 특히 미국 내 도시를 운행하는 항공 노선의 경우 더 그런데요. 승객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항공 좌석은 지난 해에 비해 고작 6.2% 더 늘었다고 합니다.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겁니다. 올 여름 미국 내 항공 노선의 탑승률이 90%가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항공 좌석 공급에 비해서 수요가 훨씬 많다, 당연히 항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거 아닌가요?
답) 바로 그렇습니다. 간단한 수요 공급의 원칙이죠. 특히 항공 수요가 크게 줄면서 항공요금까지 함께 떨어졌던 지난 해에 비하면 상승폭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기내에서 가장 좋은 좌석인 일등석과 그 다음 단계인 비즈니스석을 예약하려면 지난 해보다 10% 이상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합니다.
문) 미 항공회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경우에는 승무원들이 파업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항공업계에는 또 항상 이런 변수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 항공사 파업을 말씀하셨는데, 항공 수요공급에 충분히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어디 파업 뿐이겠습니까? 변수가 너무나 많습니다. 최근에는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재가 날리는 바람에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됐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똑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 또 한번 항공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항공 예약이 빡빡한 데 상황이 더욱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겠네요) 올 여름 미국에서 비행기 타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또 한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항공 운항 취소가 어느 때보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문) 왜 그렇습니까?
답) 미 교통부가 항공기 출발이 지나치게 지연되면 해당 항공사에 벌금을 물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문) 어떤 규정인가요?
답) 미 국내선에 한해 적용되는 건데요. 항공기가 승객을 태운 채 3시간 이상 출발하지 않고 있으면 승객 1 명당 2만7천5백 달러에 해당하는 벌금을 항공사에 물리겠다, 그런 규정입니다. 따라서 항공사 입장에서는 뭔가 문제가 생기면 운항을 지연시키느니 차라리 항공편을 취소하는 경우가 낫지 않겠습니까?
문) 그럴 경우 항공 좌석 공급이 또 줄어드는 거구요. 비행기 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앞서 항공요금이 10%가 넘게 올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각 항공사들은 이에 더해 소위 ‘숨은 비용’이라고 하는 추가 요금을 항공료 안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문) 숨은 비용이요?
답) 예. 이 경우에는 ‘성수기 할증 요금’ 정도가 될 텐데요.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거의 모든 항공편 요금에 포함이 돼 있습니다. 원래는 추수감사절이라든지 크리스마스와 같이 여행객이 폭주하는 때 붙이는 요금인데 이걸 여름 휴가기간 내내 적용하겠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