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불안정 사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인 미국과 한국,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비핵화를 목표로 공동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은 6일 ‘한반도 변화에 대한 대응: 미-한-중 협력의 걸림돌’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이날 CSIS에서 열린 보고서 토론회에서, 미-한-중 3국이 각자 어떤 의도와 계획을 갖고 북한의 불안정 사태에 대응할 것인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야 상호 불신을 불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군사적 조치와 관련해, “3국은 북한의 불안정 사태 시 외국 군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을 논의해야 하며, 어떤 나라든 북한에 군대를 파견하기 전에 국제적 조율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에 합의해야 한다”고 글레이저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아울러 각자 북한에 군대를 보내기 전에 최소한 그 같은 사실과 목표를 다른 두 나라에 알리기로 약속해야 하고, 미국과 중국은 북한에서 적절한 시간표에 따라 군대를 철수할 것임을 밝혀야 한다고 글레이저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글레이저 연구원은 또, 미국과 한국 정부는 공동 군사작전 계획을 보다 투명하게 중국 정부에 알리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북한과의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 북한에 군 병력을 투입해야 하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1년 동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대두됐고,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경제가 더욱 불안정해졌다며 북한의 불안정 문제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당장 내일 북한에서 불안정 상황이 일어날 것을 예상해서라기 보다는 한반도의 미래와 관련해 미-한-중 3국이 가장 의견을 달리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하고 공통 관심사를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세 나라 정상이 북한의 불안정 사태에 대비한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에 합의하고, 이후 군과 민간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책반이 세워져 실무 협의를 계속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리처드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은 이 같은 협력에서 특히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불안정 사태에서 가장 잃을 것이 많은 나라도 중국이고, 현재의 진퇴양난 사태에 빠지게 된 것도 중국의 탓이라는 것입니다.
롤리스 전 부차관은 그러나 중국이 현재 미국과 한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불안정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가장 큰 과제는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동향은 불안정 사태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미국과 한국, 중국은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미-한-중 세 나라가 군사적 조치의 원칙과 조건 등에 대한 공통이해를 바탕으로 상호 불신을 불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