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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아메리카 250] 세계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버지니아주 챈틀리 소재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우드바-헤이지 별관에 라이트 형제의 '모델 B' 항공기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다.
버지니아주 챈틀리 소재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의 우드바-헤이지 별관에 라이트 형제의 '모델 B' 항공기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다.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 전해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 김미옥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건국 250주년을 맞아, 미국은 요즘 지난 250년의 역사와 문화를 돌아보고 있는데요. 미국은 세상을 바꾼 수많은 발명과 혁신의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인류에게 하늘길을 열어준 비행기죠. 오늘은 세계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불과 120여 년 전만 해도 사람이 하늘을 난다는 건 꿈 같은 이야기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만든 작은 비행기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바닷가 모래언덕에서 역사적인 비행에 성공하면서, 지금의 항공산업과 우주개발 시대가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형 윌버 라이트는 1867년생, 동생 오빌 라이트는 1871년생입니다. 오하이오주 데이턴 출신이고요, 두 사람 모두 대학에 가지 않았습니다. 형 윌버 라이트는 하키 경기 중 얼굴을 크게 다치면서 대학 진학을 포기했고, 동생은 고등학교를 마치기 전 인쇄소를 차렸습니다. 나중에 두 사람이 함께 ‘라이트 사이클 컴퍼니’라는 자전거 가게를 열었고, 자전거를 팔고, 수리하고, 직접 만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자전거 가게 주인이 어떻게 비행기를 만들게 된 겁니까?

기자: 독서가 계기였습니다. 두 사람은 글라이더를 만들어 비행했던 항공학 선구자 오토 릴리엔탈의 연구 논문을 읽고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자전거와 비행기의 공통점을 발견했는데요, 자전거는 서 있으면 넘어지지만, 움직이면 균형을 잡을 수 있잖아요? 비행기도 마찬가지였던 거죠. 공중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조절해야 한다는 겁니다. 동생 오빌 라이트가 자전거 내부 튜브 상자를 비틀다가, 날개를 비틀어 방향을 조종하는 '날개 뒤틀기(Wing Warping)'라는 핵심 기술을 발명했습니다.

진행자: 정부 지원도 없고, 대학 연구실도 아니고, 자전거 가게에서 두 형제의 노력으로 지금의 비행기가 탄생한 건데, 첫 비행에 성공한 건가요?

기자: 첫 비행은 형 윌버 라이트가, 동전 던지기에서 이겨서 먼저 최초 비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한 건 3일 뒤인 1903년 12월 17일, 오전 10시 35분이었습니다. 동생 오빌 라이트가 조종간을 잡았습니다. 이날, 12월의 매서운 날씨였고 강풍이 불었습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은 다섯 명, 지역 생명구조대원 세 명과 인근 주민 두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인류 최초의 동력비행이 시작되는,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네요.

기자: 나무와 천으로 만든 작은 비행기, ‘라이트 플라이어(Wright Flyer)’가 바람이 부는 모래사장 레일을 따라 빠르게 활주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중에 떴습니다. 비행시간은 12초. 거리는 36.6미터였습니다. 오빌 라이트가 이 순간을 기록했는데, “이 비행은 기계가 자체 동력으로 공중에 떠, 속도를 줄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다 출발점과 같은 높이에 착지한 역사상 최초의 비행이었다” 이렇게 남겼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그날 총 네 번 비행했고, 마지막 네 번째 비행에서는 59초 동안 260미터 가까이 날았습니다. 비행기 ‘라이트 플라이어’는 이날 강풍으로 크게 파손돼 더는 사용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자전거 가게 주인 두 형제가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았다, 그 시대 사람들은 믿기 힘들었겠는데요?

기자: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도 믿지 못했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비행 성공 소식을 제일 먼저 아버지에게 전보를 보냈고, 신문사에도 직접 알렸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개량형 비행기 두 대를 제작해서, 1905년 10월에는 39분 동안 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때 거리에서 전차를 타고 가던 사람들이 비행을 목격했지만, 여전히 언론에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라이트 형제는 특허와 계약 확보를 위해 조용히 개발을 계속했고, 결국 1906년 5월 22일, '비행기계(Flying Machine)' 미국 특허로 등록했습니다.

진행자: 특허 등록한 뒤에는 드디어 세상이 라이트 형제를 알아주게 됐나요?

기자: 1908년 8월, 형 윌버 라이트가 프랑스 르망에서 공개 비행을 시작합니다. 150명 관객 앞에서 8자 비행을 선보이며 전 세계에 충격을 줬고, 사람들은 ‘인류가 진짜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한 달 뒤 동생 오빌 라이트가 버지니아주에서 미 육군 앞에서 1시간 비행을 성공시켜 ‘라이트’ 이름이 더 유명해졌습니다.

진행자: 라이트 형제의 그 짧았던, 첫 12초 비행이 군사 기술과 미래 항공산업의 출발점이 됐죠?

기자: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하고 불과 10년 뒤인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비행기가 군사 정찰에 투입되고요, 1927년, 찰스 린드버그가 뉴욕에서 파리 대서양 단독 횡단 비행에 성공합니다. 인류 최초로 달착륙에 성공한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의 비행기 날개 천 일부를 아폴로 11호에 싣고 달에 가져갔는데요, 이 날개 천 일부와 원본 라이트 플라이어는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트 형제가 살았던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집과 자전거 가게도 지금도 보존되어 있죠?

기자: 첫 비행에 성공했던 키티호크 비행 현장은 National Memorial, 국립유적지로 지정되어 매년 수십만 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라이트 형제는 같은 비행기에 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둘 중 하나가 죽으면 가문이 끊긴다'며 같이 타는 걸 말렸기 때문인데요, 같이 비행기를 탄 건 단 한 번이었습니다. 1910년 5월 25일, 라이트 형제가 처음이자 마지막 동반 비행을 했고요. 같은 날 동생 오빌은 82살 된 아버지도 비행기에 태우고 날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라이트 형제는 비행 조종 기술 특허를 둘러싸고 긴 법정 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법정 싸움에 에너지를 쏟는 사이 연구 개발을 소홀히 했는데, 형 윌버 라이트는 1912년 5월 30일 45세에 사망했고, 동생 오빌 라이트는 1915년 회사를 매각하고 개인 연구에만 집중하다 1948년 77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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