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도서관이 지난 2년 동안 진행했던 북한 자료 디지털화 작업을 북한 정기간행물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1만 4천 권이 넘는 310여 종의 희귀 북한 잡지를 원본 그대로 웹사이트에 올려 일반에 공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미국 의회 도서관이 다음 달부터 2024년 9월까지 북한 정기간행물 전체에 대한 디지털화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속 여부가 불확실했던 지난 2년간의 프로젝트를 3년 더 연장해 그 대상을 도서관이 소장한 모든 북한 잡지로 확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사 검색을 돕는 기존의 색인 자료 전산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의회도서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희귀한 북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의회 도서관 한국과는 이미 지난 2019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년 계획으로 1948년부터 1964년까지의 북한 정기간행물 132종, 3천 987권에 대한 디지털화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어 앞으로 3년 동안 2차 프로젝트를 통해 196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발간된 180종, 1만 100권에 대한 디지털화를 마쳐, 총 312종 1만4천 87권, 33만 쪽에 달하는 북한 정기간행물 전체를 의회 웹사이트에 원본 그대로 업로드 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 의회 도서관 아시아 자료실에서 북한 자료의 디지털화 작업을 추진해온 소냐 리 수석 사서는 북한 문제가 주요 국제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북한 관련 자료 요청이 많아졌다며, 북한 자료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소냐 리 / 미국 의회 도서관 수석사서

“반드시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북한 자료를 연구하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또 전쟁을 겪은 자료들도 있어서 헐기 시작했습니다. 종이 질이 안 좋아서 헐기 시작하는 자료들이 있거든요. 또 다른 문제는 이런 자료들을 어디서 다시 구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10년이 넘도록 준비를 해오다가 사실 저는 기대도 안 했는데 도서관 쪽에서 먼저 3년 예산을 세워주셨네요.”

미국 의회 도서관 아시아 부서의 치 치우 학술서비스장은 북한 자료를 입수하려는 미국 의회 도서관의 의지가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필수적인 자원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장품을 구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2012년 4월 35명의 동료 학자들과 함께 제임스 빌링턴 당시 미국 의회 도서관장에게 북한 자료 전산화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던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안드레 슈미트 교수도 냉전 시기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구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를 통해 입수한 북한 자료들은 대중에 공개된 이후에도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며, 이번 디지털화 작업은 학자와 일반인 모두가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VOA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