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그치지 않는 폭력의 물결을 비난하는 테러분자 출신 개인들의 자백을 엮은 말썽많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담 후세인을 축출한 전쟁 이후 2년이 지나면서 끊이지 않는 불안정에 지친 많은 이라크 인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그러나 일부 이라크 인들은 이 프로그램이 국가 분열적이고 인권에 위배된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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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로 보이는 어두컴컴한 방의 나무의자에 한 남자가 머리가 헝클어진채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습니다.
심문관이 질문을 퍼붓는 가운데, 그 남자는 이라크의 회교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지난 2년동안 이라크 인들을 납치하고 살해한 한 갱단의 일원이었다고 자백합니다. 이 남자는 자신의 행동은 성전이 아니었고 그것은 신성모독행위였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그의 이름이 람지 하셈이며, 거의 2년 전에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 회교사원에서 폭탄공격을 가해 시아파 고위성직자 모하메드 바크르 알-하킴과 100여명의 추종자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합니다.
람지 하셈은 또한 심문과정에서 성폭행과 마약을 복용한 사실을 인정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다른 대담자로 나온 수감자는 한 사람을 죽이면 그 대가로 150달러를 받고, 12명의 사람을 죽이면 왕자의 칭호와 봉급을 받았다고 털어놓습니다.
한시간 짜리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정의의 손안에 있는 테러분자들]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라크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심야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이라크 관리들은 저항분자들이 자유를 위해 원대한 이상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믿었던 당초의 이라크인들의 시각을 이 프로그램이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합니다. 폭력은 근본적으로 새정부의 적들에 의해 고용된 범죄자들의 소행이라는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28세의 노동자인 하사닌 자베르 씨는 자신은 이 프로그램을 매일 시청한다고 말합니다. 하사닌 씨는 정부가 국내치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이 같은 포로들의 일부 자백을 조사한 이라크의 언론인인 사아드 알-이찌 기자는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프로그램의 신빙성과 또 수감자들의 자백이 얼마나 진실된가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사아드 기자는 프로그램중에 희생자로 거명됐던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고, 또 일부 수감자들이 구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고문은 단지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서만 이용되었을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고, 또 텔레비전방송에 나온 수감자들은 대우를 잘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더구나 많은 포로들은 축출된 사담 후세인 정권에서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수니파 회교도들로 , 현재 저항운동의 주축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50세로 은퇴한 회교 수니파인 모하메드 알리 씨는 가끔 이 프로그램이 자신을 미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모하메드 알리 씨는 텔레비젼 방송 프로그램들이 수감자들의 자백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재판 과정을 방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야만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의혹을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올해 40세의 택시 운전사인 아메드 자셈 씨는 일부 피해자들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 프로그램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아메드 자셈 씨는 이프로그램이 범인들에게 언젠가는 반드시 생포될 것이라는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합니다.
사아드 이찌 기자는 수감자들의 자백이 저항세력들을 둘러싼 일종의 신비감을 벗겨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아아드 이찌 기자는 “이들 저항세력들의 대부분은 돈이면 무슨 짓이든 하는 범죄집단으로 인종이나 정파, 종교적 토대와는 관련이 없으며, 이들은 대부분 범죄 행위를 하고 그 대가를 받는 하층민 출신의 범죄인들”이라고 말합니다.
이라크 정부에 대해 온건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회교 수니파 지도자인 나에빌 유니스 교수는 이 프로그램이 이라크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에빌 유니스 교수는 이 같은 범죄단체들은 저항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하고 사실, 저항운동이 안고있는 문제점의 하나는 실제로는 저항운동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부 이라크인들이 이것을 저항운동으로 잘못 믿고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회교 시아파인 이브라힘 바르 알-울름 의원은 이 프로그램이 정보를 제대로 전달해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알-울름 의원은 “이 프로그램은 조작된 것이 아니라 진실이며, 이라크 인들을 살해하는 자들은 진정한 이라크인들이 아니라 과거 바트당과 협력하는 테러분자들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독립적인 관측통들은 수감자들이 학대를 받지 않고 공정한 재판을 받는 한, 이 같은 프로그램을 가로 막을 이라크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일부 이라크인들은 이라크 지도자들이 국민의 단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저항세력들의 정체를 벗기는 장점들이 자칫 사회적 긴장의 위험을 악화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어느 경우가 되든 간에 이 프로그램은 이라크 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흔히 커피숍이나 길거리에서 시민들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자극받은 이라크의 다른 텔레비전 방송인 [쿠르디스탄 TV]도 최근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인 [테러리즘의 정체]를 방영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