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시사 동향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에게 친서를 보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있도록 외교적 압박을 강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9일 보도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 관련 물질들을 외국에 수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적 근거들을 제시하며 중국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영권기자와 함께 이에 관해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문 : 부시 대통령의 친서가 어떤 경로를 통해 중국에 전달됐는지, 또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먼저 전해주시죠
답 : 최근 북한이 핵관련 물질을 외부에 수출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던 뉴욕 타임스가 9일자 신문에서 부시 대통령의 친서 전달 소식을 후속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중국과 한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했던 미국 국가 안보 회의(NSC)의 마이클 그린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통해 이 친서를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위급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북핵 문제의 긴박성과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 당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 : 친서에 담긴 정보의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 뉴욕 타임스는 북한이 이미 보유를 언급했던 플로토늄과 개발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우라늄, 이 두가지에 대한 긴박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최근 리비아에서 발견된 ‘6불화 우라늄’의 산지가 북한일 가능성과 역시 리비아에서 발견된, 핵무기용 용기에 남아있던 플루노늄의 흔적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생산된 것과 일치한다는 정보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정보계통의 과학자들은 국제 원자력기구 IAEA로 부터 1992년 영변에서 생산한 풀루토늄을 제공 받아 리비아에서 검출된 풀루토늄과 비교 분석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덧붙였습니다.
문 :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비밀 우라늄 무기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이번 친서에 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합니다.
답 : 중국은 이달 말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측이 제시한 과학적 근거의 질에 놀라는 표정이었다고 타임스는 미 정부 아시아 담당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지난 이라크 침공 전에 이라크의 위협을 계속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전례를 지적하며, 북한 상황의 공개적인 언급은 감가해줄것과 모든 국가가 얼마나 북한 핵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지 내색하지 말것을 미국에 충고 했다고 이 관리는 말했습니다.
문 : 백악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 백악관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이전 보다 더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주부터 논란이 됐던 북한의 핵물질 수출 혐의 보도에 대해 전혀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은 마이클 그린 선임 국장의 한중일 3개국 방문은 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짤막하게 언급했었습니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 중동 민주화에 외교적 우선점을 두면서 북핵 문제는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활발한 물밑 접촉을 통해 6자회담을 조기에 개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관련 물질 수출 논란이 대북 경제 제재와 김정일 정권을 흔들기를 원하는 부시 행정부내 강경 매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 그럼 이번 친서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까?
답 : 뉴욕 타임스는 6자 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중국이 북측으로 기울기 보다는 미국측으로 돌아서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 신문은 빌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국방부 고위 관리로 대북문제 관여 했었던 커트 켐벨 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CSIS) 부소장의 말을 인용해 이번 친서는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에 혼란을 거듭해오던 부시 행정부가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보다 큰 역할과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계기로 중국이 과연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 첫 시험대는 아마도 이달 말에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특사의 역할과 역시 이달 말에 중국을 방문예정인 박봉주 북한 총리와의 북중 회담 결과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