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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대선후보  1 차 TV 토론회에 대한  미 언론, 전문가들의 진단 - 2004-10-01


미국내 시사 동향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대선후보 1 차 TV 토론회가 끝났습니다. 미 언론과 정치 전문가들은 토론결과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김영권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누가 승리를 거뒀는가에 가장 관심이 높은데요. 현재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미 언론들이 밤사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존 케리 후보가 더 나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CNN과 USA Today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케리후보가 53퍼센트를 얻어 37퍼센트에 그친 부시 대통령에 앞섰습니다. 또 MSNBC 방송의 인터넷 폴은 약 한 시간 전까지 61 퍼센트대 39 퍼센트로 케리후보가 더 잘했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문: 전문 언론인들과 정치 분석가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 역시 존 케리 후보가 판정승을 거뒀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부시 대통령도 할 말을 모두 다 한만큼, 부시 대통령이 졌다기 보다는 케리 후보가 더 잘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NBC 방송의 일요시사 대담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의 진행자 팀 러서트는, 미국이 원하고 또 필요로하는 토론의 진수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면서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고 강력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아직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미국인들이 이제 부시 대통령의 성실하고 흔들림 없는 확고한 지도력과 함께 갈 것인가 아니면 케리후보와 함께 변화를 시도하며 이라크 문제를 국제사회와 협력해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케리 후보의 어떤 점들이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까?

답: 주어진 시간안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명확하고 강력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말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우유부단해서 국가 지도자로서는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지금까지의 의견을 불식시킬정도로 북한과 이란 등 주요 외교이슈와 이라크 해결책에 관해 전문적이면서도 부시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명확히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치 평론가 마크 쉘드씨는 공영방송 PBS와의 대담에서 케리는 시종일관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팀 러서트는 세계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시각을 알기쉽게 잘 납득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문: 부시 대통령에 관해서는 어떤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 부시 대통령 역시 상대의 약점을 시기 적절하게 맞받아치며 중도에 멈추지 않겠다는 자신의 확고한 의지와 철학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CBS 방송의 밥 쉬퍼는 토론 초반부에는 부시 대통령이 방어에 치우쳤지만 이후 특유의 ‘가치’와’분명한 메시지’를 거론하며 반격을 가해 토론의 균형이 유지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팍스 뉴스의 앵커인 뷰릿 흄은 케리 후보가 발언을 하는 동안 부시 대통령의 얼굴에서 성가셔하는듯한 표정이 자주 목격됐다며 마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시계를 자주 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어제 토론회에서는 특히 북핵문제 해결책에 대한 공방이 치열했는데요. 이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나요?

답: 케리후보는 북핵관련 6자회담 구도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6자회담과는 별도로 북미간의 양자회담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리후보는 양자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뿐 아니라 인권문제 등 모든 이슈들을 일괄처리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고 평화를 위한 선제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주변국 특히 중국과의 협력하에 6자회담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블름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케리 후보의 생각이 맞다며 북핵문제의 열쇠는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는 만큼 두 국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홍콩 침례 대학의 국제관계학과 마이클 디골리어 교수는 북미 양자회담은 그동안 편집증 증상을 보여왔던 북한만 안심시킬 수 있다고 회의적인 분석을 내놨습니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회담 배후에서 주변국들을 설득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나아가 미국의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면서, 양자 회담은 북한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제 토론회에서는 케리 후보가 북핵이슈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자신의 의견을 강도높게 표현한 반면 부시 대통령은 짧은 어조로 핵심만을 말해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제 대선이 약 4주 반 정도 남았는데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어떤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 우선은 케리후보가 어제 토론회를 계기로 전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론가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강한 전시 지도자상을 유지하고 있고 토론회가 아직 2회나 더 남은 만큼 유권자들의 지지 윤곽은 마지막 토론회가 끝나는 13일 이후에나 나올 수 있을것으로 미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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