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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잃었던 러시아, 구 소련 공화국에 대한  영향력 점차 회복  - 2004-07-03


공산주의 대국 소련이 붕괴하면서 중앙 아시아 지역의 구소련 공화국들은 독립을 성취했습니다. 그리고 소련의 중심 공화국으로서 막강한 힘을 행사했던 러시아는 중앙 아시아 지역에 대한 대부분의 영향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최근 중앙 아시아 지역 구소련 공화국들에 대해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등 다양한 면에서 영향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특히 회교운동이 진행중인, 타지키스탄에서의 변화하는 러시아의 영향에 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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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시아 지역의 구소련 공화국들 가운데 하나인 타지키스탄은 얼마 전까지도 이 나라의 이모말리 라흐모노프 대통령의 통치아래 일부 문제들에 있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친서방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과도 밀접한 관계를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라흐모노프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이달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돌연한 전환을 보였습니다. 라흐모노프 대통령은 이전과는 달리 러시아군 국경수비대가 타지키스탄내에 계속 머물러 있어도 좋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러시아는 그대신 타지키스탄이 러시아에 지고 있는 약3억 달러의 채무를 탕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또 타지키스탄내에 있는 첨단 우주감시 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러시아군 병력이 타지키스탄에 영구 주둔할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러시아와 타지키스탄과의 관계가 이처럼 급변하게 된 것은 러시아가 미국보다 타지키스탄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한 결과입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미주리 주립대학의 메흐르다드 하그하예그히 정치학 교수는 라흐모노프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별로 득되는 것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타지키스탄이 미국으로부터 9-11 테러공격 사태 이전에 받던 재정원조 규모가 줄어들고 마약 밀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인접국 아프가니스타에서는 불안정이 고조되고 과격 지하드 세력이 다시 형성되는 상황에서 라흐노모프 대통령은 친서방 및 미국과의 관계 증진을 통해 얻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들이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타지키스탄에 대해 또 다른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것은 다름아닌 러시아에 거주하는 약 60 만명의 타지키스탄인 이민자들이 연간 4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본국에 송금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러시아내 타지키스탄 이민자들의 연간 송금액은 타지키스탄 정부 예산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모스크바 당국이 타지키스탄인 이민자들을 추방할 경우 타지키스탄 정부는 커다란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하그하예그히 교수는 지적합니다.

러시아는 이점을 강력한 협상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지키스탄 정부가 양보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이민형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라흐노모프 대통령의 정치적 안정에 큰 타격이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다고 해서 타지키스탄과 러시아의 관계가 구소련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하그하예그히 교수는 말합니다.

소련 시절에는 모든 공화국들이 중앙 정부에 연결돼 있었고 소련이 하는 일들의 배경에는 강력한 공산주의 이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이념이 사라지고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경쟁이 경제와 정치분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하그하예그히 교수는 지적합니다. 그리고 오늘 날 러시아의 기업은 새로운 비이념적 팽창주의의 일환입니다. 타지키스탄 주재 그랜트 스미스 전미국대사의 말입니다.

"프랑스는 해외 식민지들에서 철수한 다음에도 대단히 강력한 통화상의 연결과 경제적 지원을 항상 유지함으로써 구식민지 국가들에 대해 큰 영향력을 갖고 있었지만 러시아는 구소련 공화국들에 대해 그러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습니다. 러시아는 그대신 러시아 기업체들의 힘을 갖고 있고 러시아 기업체들은 최근 과거에 비해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찾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한편, 중앙 아시아의 구소련 공화국들 가운데 유일하게 타지키스탄에서만 회교계 정당이 소수정당으로 참여하는 연립 정부가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나 회교부흥당은 언제나 라흐노모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다시 하그하예그히 교수의 말입니다.

" 회교부흥당과 그 지도자들은 경제적, 정치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정치국면에서 차츰 소멸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회교정당으로선 그냥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모종의 회교적인 반응을 나타낼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타지키스탄의 회교 정당은 정치 체제밖에서 회교 과격단체 형태로 반응을 나타내고 있고 정부는 이들을 범죄단체로 규탄하고 있지만 회교도 세력은 대중의 늘어나는 불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회교도 과격단체들의 움직임은 또한 타지키스탄과 그 밖의 중앙 아시아 다른지역에서 러시의 이익에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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