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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촛점] 우여곡절끝에 선보인 워싱턴의 새 명물, 제 2차 세계대전 기념관 - 2004-05-29


앵커 = 미국 수도 워싱턴 디씨에는 각종 박물관과 기념관, 기념탑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연철 기자를 연결해 새로 만들어진 기념관 소식을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에 또 하나의 역사적인 기념관이 들어섰죠?

이 = 제2차 세계 대전 국가 기념관이 바로 그것입니다.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오후 2시에 공식 개관식을 갖게 되는데요, 약 20만명이 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모두 1억7천2백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건설된 이 기념관은 워싱턴 기념탑과 링컨 기념관 중간에 자리잡고 있구요, 또 이 기념관 양쪽 옆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기념탑도 서 있습니다.

총 면적 7.4 에이커의 광대한 부지에 조성된 이 기념관에는 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장이었던 대서양과 태평양을 상징하는 2개의 대형 아치와 함께, 전쟁 당시 미국의 각 주와 관할 지역, 그리고 워싱턴 디씨를 상징하는 쉰 여섯 개의 기둥이 서 있구요… 중앙에는 레인보우 풀로 불리는 연못이 있고, 끝에는 자유의 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4천 개의 황금색 별이 붙여져 있는데, 이는 전쟁 중 사망한 40만명의 미국인들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앵커 = 그런데, 이미 한 달 전부터 이 기념관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되기 시작했다면서요?

이= 그렇습니다. 이 기념관은 지난 달 29일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는데요, 이미 70대 후반에서 80대에 이르는 2차대전 참전 용사들이 노환 등으로 하루 천 백명 꼴로 세상을 떠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참전용사들이 이 기념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공식 개관을 한 달이나 앞두고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게 됐다고, 당국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약 1,640만명의 미국인들이 직간접적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는데, 지금까지 생존한 사람은 약 4백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도 벌써 60년이 다 돼 가는데, 기념관 건립이 좀 늦은감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이= 그렇습니다. 지난 1987년에 들어서야 워싱턴 정가에서 2차 대전 기념관 건립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1993년에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기념관 건립을 공식 승인했지만, 그 이후 기념관 부지와 규모, 설계 등에 대한 논란으로 오랜 시간이 소모됐습니다.

반대자들은 국회의사당에서 링컨 기념관에 이르는 내셔날 몰 안에 새로운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내세워 소송까지 제기했었는데요, 의회에서 세계2차대전 기념관에 대해서는 그 규정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가까스로 소송 문제가 마무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같은 논란의 와중에 2차대전 참전 용사들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 들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기념관 건립이 가속화되기 시작했습니다.

2차대전 참전용사 출신인 밥 돌 전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1997년에 전국적인 모금 운동을 맡아 기업체와 참전 용사, 각급 학교로부터 1억 7천9백만 달러를 모금했고, 지난 2002년에 공사가 시작돼 이번에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앵커 = 2차 대전 참전 용사들은 감회가 남 다를텐데요, 기념관을 둘러보고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까?

이 = 이곳 워싱턴에는 2차 대전 기념관을 찾는 참전 용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설이나 규모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고, 또 2차 대전에 참전한 것에 대해서도 대단한 긍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또한 만시지탄의 안타까움도 함께 표시하고 있습니다. 기념관이 좀 더 일찍 건립돼서 보다 많은 참전 용사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함께 볼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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