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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 지역, 17년만에 매미떼 출몰 - 2004-05-19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17년전 부화해 땅속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던 매미떼가 최근 한꺼번에 지상으로 나와 주민들에게 뜻밖의 골치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 매미떼는 지난 몇주새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이지역에 출몰하고 있으며, 6월말께면 사라져 앞으로 또다시 17년동안은 모습을 들어내지 않게 됩니다. 이들 매미가 악명이 높은 것은 그 엄청난 수와 소리때문입니다.

숫컷 매미들은 날개를 비벼대며 시끄럽고 요란 스러운 소리를 내는 가하면, 매미에서 떨어져 나온 껍질들은 사람들의 발밑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 동부지역을 17년주기로 강타하고 있는 매미떼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매미소리를 쫓아 매미채를 휘날리던 어린시절의 동심어린 기억과는 달리, 요즘 미국 중서부에서 대서양에 이르기까지 , 숫컷 매미들은 주민들에게 짜증을 유발시키고 있습니다. 매미들은, 날개를 비벼대는 방법으로 암컷을 유혹하며 전률할만큼 시끄러운 소음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동부 대륙에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이 매미는 나무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새우 만한 크기의 곤충입니다.

이들 매미떼가 만들어내는 요란스럽고도 시끄러운 소리는 그 어마어마한 수를 쉽게 상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인디애나 주립대학의 케이트 클레이 생물학 교수는 매미들의 엄청난 수효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매미떼는 1평방미터당 최대 4백만 마리에 달하고 있으며, 그 무게는 근 3천 킬로미터에 이릅니다. 이들 매미떼는 숫적인 면에서 볼때, 지구상의 그 어떠한 생물보다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미 동부지역에 나타나는 현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매미떼가 하늘을 새까맣게 만든다거나, 매미떼와 싸우면서 걸어야 하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게다가 이들 매미떼는 나무나 담장, 전선대 , 근처에 있는 그 무엇이든 막론하고 앉고, 나뭇가지 틈새에 알을 낳습니다.

이 알들은 매미들의 생명이 막 끝나는 6월초에 애벌래로 부화해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보금자리를 마련하고는 그후 17년간 나무뿌리의 자양분을 먹고 자랍니다. 이 애벌레들은 5단계를 거치면서 매번 허물을 벗어가며 자란 다음 성충으로 변신해 2021년에 지상에 출현하게 됩니다.

미국에는 또 13년을 주기로 출몰하는 매미떼도 있습니다. 전세계 열대 고온 지역에 있는 2천가지의 종가운데 이렇게 오랜 생명주기를 갖는 생명체는 아주 독특한 것입니다.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의 생물학자, 존 오드랜드 씨는,미국에서 13년과 17년 주기로 나타나는 매미떼 출몰현상은 매미가 천적으로 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이들 매미는 한꺼번에 동시 다발적으로 출현함으로써, 그들을 잡아먹는 천적들을 압도하게 됩니다. 매미는 사실 개별적으로는 천적에 대해 극히 힘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맣은 수효때문에 아무리 많이 천적들에게 잡혀먹혀도 종족이 보존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매미들이 이렇게 오랜 생명 주기를 갖는데 는 빙하기 시대의 혹독한 추위도 한 몫을 했습니다. 곤충들은 따뜻한 기온을 좋아하고, 온도가 섭씨 18도정도가 될때에만 지상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코네티컷 대학교의 생물학자, 크리스틴 시몬교수는 , 어쩌면 빙하기 시대가 이들이 더 자주 한꺼번에 출몰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혹독하게 추웠던 빙하기 시대동안 생명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간도 더욱 짧아지고, 그래서 정상적인 생명 주기속에서 제대로 완전하게 자라날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들 매미떼는 성체가 될 수 없었고, 땅속에 더 오랫동안 머물러야만 했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대륙이 울창한 숲으로 가득찼던 수백년전에는 매미들이 오늘날보다 더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산림 지역은 황폐화되고, 이같은 현상은 곤충들이 더 작은 지역으로 몰리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대도시 교외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주민들에게 공포심과 혐오감을 고조시켜주고 있습니다.

땅속에 사는 애벌레는 또, 나무들의 생명도 단축시킬 수 있으며, 나무들이 질병에 더 쉽게 감염되게 만들거나 이상 기후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암컷 매미들은 수정란을 남겨놓기위해 나무가지에 틈을 만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마어마한 매미떼의 출현은 또한, 토양에 산소를 공급하고, 불필요하게 커버린 나무가지를 잘라내는가 하면, 환경에 영양분을 더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미의 풍부한 영양소를 이용하는 요리책도 나와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은 매미로 만든 요리를 먹는 것보다는 발밑에 부숴지는 매미떼들을 감내할수 있기를 더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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