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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재검토 결과에 따라 대만-미국 관계 달라질 듯  - 2004-03-25


최근 실시된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의 천수이볜 총통이 국민당의 롄잔 후보를 극히 근소한 득표차이로 물리쳐 재선됐으나 국민당과 친민당, 두 야당이 부정을 이유로 재검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재검표 결과로 천수이볜 총통의 당선이 확정되면 타이완과 본토 중국간의 긴장관계가 더욱 심화되는 것은 물론 타이완-미국간 관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타이완 총통선거가 천수이벤 총통과 롄잔 후보의 득표차이가 근소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천 총통의 승리로 끝난 다음 미국은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의 공식성명을 통해 타이완 선거에서 어느편도 들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 미국은 타이완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되는 것을 지지하지만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엄정히 중립적이라는 점을 기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차기 타이완 총통을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엄격히 국내문제이지만 그 결정은 타이완-중국-미국, 세 나라간의 미묘한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타이완이 독립하는 것을 막기위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다짐해 왔습니다. 미국은 타이완의 자체방어를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타이완의 차기 총통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는 타이완 장래에 관한 두 가지 상반되는 선택을 대변하는 것으로 공공연히 간주돼 왔습니다. 현직 천수이벤 총통은 이번 선거에서 야당의 롄잔 후보에게 1퍼센트도 채 안되는 득표차이로 승리했습니다.

천 총통은 타이완의 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반면에 롄잔 후보는 타이완이 분리통치되지만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포하지는 않는 현상유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에릭 쉬히 객원연구원은 천수이볜 총통의 승리로 나타난 타이완 선거결과는 미국이 기대했던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 내 생각엔 야당의 롄잔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랐던 것이 미국의 속셈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미국으로선 타이완에서 이루어지는 합법적인 선거결과가 어떻게 되건간에 그 정부를 받아들이고 존중한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이미 천 총통에게 타이완의 독립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명했고 재검표 결과 천 총통의 당선이 확인되더라도 그와같은 우려를 계속 표명할 것이라고 쉬히 연구원은 생각합니다.

“ 미국은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노력을 다시 집중시켜 타이완의 독립 강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천 총통측에 전달하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천 총통으로선 오는 5월의 취임식때 그의 취임사에서 미국을 재차 안심시키려 할 것입니다.”

천 총통은 1천3백만 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불과 약 2만9천표를 더 얻어 승리했습니다.

캘리포이나주 버클리 대학교의 로웰 디트머 정치학 교수는 이처럼 근소한 득표차이가 나타난 상황에서 재검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디트머 교수는 타이완 선거와 투표 상황을 자신이 타이페이에서 직접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아무런 부정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 물론 수도인 타이페이에서 관찰한 결과가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타이완에도 개표참관제도가 있습니다. 개표도 한 표, 한 표를 치켜 들어보이며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러니까 아주 낮은 수준의 기술을 사용한 개표방식이지만 매우 분명하고 투명하게 개표가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 디트머 교수는 재검표 결과 천 총통의 재선이 확정된다음 천 총통이 타이완의 독립문제를 진전시키려 한다면 타이완과 미국간의 관계에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 내 생각엔 천 총통이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의 관계에 마찰이 빚어질 것입니다. 타이완의 독립움직임은 중국과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타이완과의 관계보다 전략적으로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

디트머 교수는 타이완 선거가 끝난 직후에 중국의 리자오싱 외교부장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이 양안관계, 즉 중국-타이완 관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좀더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 점을 주목합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금년에 또 한 가지 타이완의 중대한 정치일정인 12월의 입법원 총선거를 예의주시하게 될 것이라고 디트머 교수와 쉬히 연구원은 지적합니다.

현재 집권당인 민진당은 입법원에서 소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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