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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죤 케리 후보 지지하는  프랑스 소읍 '생 브리에 수르 메르’  - 2004-03-15


미국회 상원의 민주당 소속 죤 케리 의원은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죠지 부쉬 대통령과 대결하게 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것이 거의 확정적입니다.

이같은 케리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고장이 한 곳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고장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곳이 아니라 프랑스 서북부 대서양 연안의 ‘생 브리에 수르 메르’라는 소도시입니다. 케리 의원은 어린 시절에 생 브리에에서 여름 철을 보내곤 했으며 이 소도시의 시장은 케리 의원의 사촌입니다.

케리 의원의 어린 시절과 인연이 있는 생 브리에시를 VOA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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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생 브리에시는 프랑스의 서북부 대서양 연안의 바위 해변을 끼고 있는16세기 고도입니다. 브리타니현에 속하는 이 소도시에서는 케리 의원의 선거광고 스티커를 볼수 없습니다. 그러나 생 브리에의 한 석조 주택에 살고 있는 29세의 스테파니 라공 부인은 케리 의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의 죠지 부쉬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프랑스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었습니다. 요즘 케리 의원에 관해 많은 것을 듣고 있습니다. 케리 의원도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그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특히 케리 의원은 프랑스와 인연이 있습니다."

케리 의원의 프랑스 인연, 즉 프렌치 커넥션은 생 브리에 시에서 여름이면 친척들과 지내곤 했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의 또 한 가지 프랑스와의 인연은 생 브리에 시의 브라이스 라롱드 시장이 바로 케리 의원의 사촌이라는 사실입니다. 상주 인구가 2천 명에 불과한 이 소도시의 라롱드 시장은 말할 것도 없이 케리 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지지합니다.

"케리 의원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세계를 위한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라롱드 시장은 프랑스 중앙정부의 환경장관을 지냈으며 ‘지구의 친구’라는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를 설립한 환경보호 활동가입니다. 라롱드 시장은 케리 의원의 환경정책이 부쉬 대통령의 정책보다 나으며 전반적으로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롱드 시장은 케리 의원의 프렌치 커넥션을 별스럽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듯 합니다. 라롱드 시장은 케리 의원을 주로 파리나 워싱턴에서 간간히 만나곤 했지만 정치에 관해서는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생 브리에시의 오래된 주민들 가운데도 50년전에 이곳에 여름 철을 보냈던 미국 소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케리 의원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케리 의원의 외할아버지 제임스 그랜트 포브스씨는 중국 상하이 태생으로 성공한 국제변호사 겸 은행가였습니다. 그리고 케리 의원의 외할머니 마가렛 인트롭 포브스는 매사추세츠주의 초대 주지사와 집안간입니다. 케리 의원의 외할아버지 포브스씨가 생 브리에시에 정착한 것은 1920년대였습니다. 포브스 부부는 열 한 명의 자녀들을 두었는데 모두들 유럽과 북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고 생 브리에시에는 라롱드 시장과 케리 의원의 삼촌 한 명이 살고 있을 뿐입니다.

생 브리에 양로원에 있는 95세된 폴랭 브리엥이라는 할머니는 케리 의원의 외할머니 포브스 부인이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했으며 영국식 비스켓을 잘 먹고 두 마리의 개를 데리고 마을을 산책하곤 했다고 기억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점령하의 어두웠던 때, 포브스 부인은 저희 농장에 들려 우유를 가져가곤 했었는데 참으로 친절했습니다."

나치군은 생 브리에시를 점령하면서 포브스 부부의 집을 파괴해 버렸지만 케리 의원의 외할아버지는 집을 다시 지었고 그 집은 흩어진 자녀와 자손들이 재회하는 집이 되었습니다.

그 중의 한 명이 어린 시절의 케리 의원이었습니다. 케리 의원은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한때 유럽에서 살기도 했습니다. 생 베리에의 라롱드 시장은 어린 시절의 케리 의원은 인기가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케리 의원은 저보다 나이가 위였고 깃발 빼앗기 놀이로부터 깡통 차기, 테니스, 자전거 타기, 낚시 등 모든 놀이를 앞장서 이끌었습니다."

생 브리에시와 인연있는 유명인사는 케리 의원만이 아닙니다. 19세기의 유명 프랑스 화가들이 이 곳에 살았고 러시아 제국의 망명객 로마노프 대공이 이 곳에 살았습니다. 사촌간인 라롱드 시장과 케리 의원은 묘하게도 같은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케리 의원은 베트남 전쟁 참전 영웅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베트남 전쟁에 반대한 반전운동가로서 유명해졌고 1970년대와 80년대에 정계에서 활동했습니다.

라롱드 시장은 환경보호 활동가로서 그리고 프랑스 정부의 각료로서 이름났었습니다. 라롱드 시장도 한때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었습니다. 라롱드 시장은 1981년 선거에 출마했지만 유권자 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라롱드 시장은 1995년 생 브리에 시장으로 취임한 이래 시정부 업무와 환경분야 컨설턴트 역할 등 두 가지 일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케리 의원이 생 브리에를 찾아가지 않은지도 거의 20년이나 됩니다. 라롱드 시장은 사촌인 케리 의원이 미국 통령 선거에 당선되면 더욱 바빠져서 친척들과 만나기가 더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합니다.

그러나 케리 의원이 당선되면 케리의 프렌치 커넥션에 관한 화제가 생 브리에시의 아메리카 커넥션으로 바뀌게 될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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