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하원의 커트 웰든 의원은 북한 고위 관리에게 조건부 불가침 조약 체결을 골자로 하는 2단계 평화 계획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동북부 펜실베니아 주 출신으로 공화당 소속인 웰든 의원은 북한 핵 위기는 대화를 통해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음 주에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한성렬 차석 대사를 만나 다자 회담 수용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이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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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0일부터 6월2일까지 동료의원 5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하원의 커트 웰든 의원은 방북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2단계 평화 계획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웰든 의원은 한미 동맹 체결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5일 저녁 이 곳 워싱턴에서 열린 한 만찬 모임 기조 연설을 통해 그같이 밝히면서 10개 항으로 된 자신의 제안 속에는 미국이 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북한의 요구 사항도 함께 포함됐다고 말했습니다.
웰든 의원은 평화 과정의 시작을 위해서 먼저 1단계에서 5가지 조치들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웰든 의원은 미국이 1년간 조건부로 북한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고, 그와 동시에 북한은 모든 핵무기 개발 계획과 연구 계획을 공식적으로 포기하면서 자체 핵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사찰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핵 확산 금지 협정에 복귀하는 한편,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은 10년동안 년간 30억달러에서 50억 달러에 달하는 북한 경제 개발 및 안보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 방안을 승인하며, 미국은 북한 정부를 공식 인정하고 평양에 외교 공관을 설치하는 것이 1단계 행동 방안이라고, 웰든 의원은 말했습니다.
이어서 웰든 의원은 1년, 혹은 당사국들이 합의한 기간 동안에 1단계 5가지 사항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이행될 경우, 2단계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웰든 의원은 2단계에서는 1년간 조건부로 체결했던 북한과 미국간 불가침 협정이 항구적인 협정으로 전환되고, 동시에 북한은 미사일 기술의 수출과 이전을 금지하는 미사일 기술 통제 체제 (MTCR) 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헬싱키 위원회에 옵서버 국가로서 참가하면서 인권 개선 일정을 제시하는 한편, 북한의 모든 핵 무기와 핵 개발 능력 등을 2년 안에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 한국 등 5개 국에 의한 위협 제거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마지막으로 미국 의회는 북한 최고 인민회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어 농업 개발에서부터 우주 및 항공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2단계 계획이라고 웰든 의원은 말했습니다.
자신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김계관 부상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웰든 의원은 말했습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자신의 제안에 미소를 지으면서 그같은 계획은 바로 북한이 원하던 것이라면서, 북한 정권의 유지를 원한다면 핵 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납득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웰든 의원은 밝혔습니다.
웰든 의원은 대북한 강경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하면서 대화를 통한 북한 핵 위기의 해소를 강조했습니다.
웰든 의원은 부쉬 행정부 내에는 제재 조치를 통해 북한을 더욱 철저하게 고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쿠바나 이라크의 경우에서 보듯이 제재 조치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하면 가난한 주민들만 피해를 볼 뿐이라고 덧붙이고,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상을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웰든 의원은 다음 주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한성렬 차석 대사를 만나 다자 회담을 수용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만일 북한이 다자 회담을 수용할 경우, 자신의 제안은 논의와 협상의 기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웰든 의원은 미국과의 양자 회담을 주장하는 북한은 다자 회담의 틀속에서 미국 대표들을 상대로 얼굴을 맞대고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사실상 양자 회담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