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85%가 기독교인들인 미국에서는 지난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을 둘러싸고 기독교 교회들사이에 찬반 분열상이 노출됐었습니다.
미국 북부지역과 대도시들의 영향력있는 교회들은 대체로 베트남전쟁에 반대했으나 남부및 농촌지역 교회들은 그 전쟁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라크 전쟁 가능성을 둘러싸고 그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들어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지난 1975년 공산월맹군의 사이곤 함락으로 끝날때까지 미국에서 격렬한 전쟁 찬반논쟁이 촉발되었을때와 지금 대 이라크전쟁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 자주 비교되고 있습니다.
1960년대말,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그 전쟁을 둘러싸고 기독교회 내부에서 첨예한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았을때, 주로 미국 북부지역과 대도시의 기독교회들은 그 전쟁에 반대했고, 남부지역과 시골의 작은 교회들은 그 전쟁을 지지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회중 가장 신도수가 많은 로마 카톨릭 교회는 자체적으로 찬반, 내분에 휘말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라크 전쟁 가능성을 둘러싸고 그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내 기독교회에서 중책을 맡은 교계 지도자들은 한결 같이 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으나 일반 교인들은 대부분 그 전쟁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큰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주로 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최근 유럽 여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5개 기독교회 지도자 일단은 지난달 22일, 런던에서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를 방문해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대 이라크 침공에 대한 반대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블레어 총리에게 미국 기독교회가 전쟁에 반대하는데 있어 이번처럼 단합했던 일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전쟁때는 미국남부 기독교회 지도자들은 전쟁을 지지했고 로마 카톨릭 교회 지도자들은 찬.반 양론으로 갈라졌었으나 지금은 이들 모두가 압도적으로 전쟁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로마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대 이라크 침공을 앞장서 반대하고 있고 최근에는 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것은 인류전체의 패배라고 까지 경고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이 출석하는 교회까지도 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폭력은 어떤 형태로나 또는 의견표출 방식에 있어서나 인간세상에 대한 신의 목적에 어긋나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미국내 기독교 주류교회 지도자들은 교인들에 보내는 성명과 신문및 텔레비전 방송 광고, 또 부쉬 대통령과 의회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전쟁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혀왔습니다. 이들은 평화시위에도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을 방문해 반전 운동가들과도 접촉했습니다.
미국내 기독교회들이 베트남 전쟁때 보다도 더욱 적극적으로 대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가지 배경요인들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나는 보수적인 복음주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이라크에 관해 발언을 자제하고 있고 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천만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전국 복음주의 협회의 한 대변인은 이같은 현상에 세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복음주의자들은 이라크내 60만 기독교도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대이라크 군사행동은 전세계 기독교 선교활동에 타격을 주고 그들중 일부 선교사들은 신변안전에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 4일 필리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공격 에서 사망한 19명중에는 미국인 선교사도 끼여 있었습니다.
세번째, 대이라크 전쟁은 자칫 기독교인들과 회교도들 사이의 전쟁으로 잘못 받아드려 질수도 있지 않을까 이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소수의 저명인사들이 우둔하게도 회교를 규탄한데 혐오감을 느꼈다고 이단체의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이 있다고 해서 미국내 기독교도들이 모두 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회 지도자들은 대부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지만 교회에 나가는 일반 기독교인들은 유엔 안보리의 승인결정이 내려질 경우에는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행동을 지지할 용의로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여론조사들에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갤롭 여론조사에서는 미국내 복음교파 기독교인들의 64%는 이라크 지도자, 사담 후세인의 무장해제를 위한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복음교파 기독교인들은 부쉬대통령의 핵심 정치 기반이자 미국정계에서 점차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는 보수적 세력입니다.
이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일반 기독교인들이 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다는 사실에 부쉬 대통령은 고무받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독실한 기독교인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미국내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곧 발발할 것으로 보이는 대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일반 기독교인들의 지지입장이 부쉬 대통령의 대 이라크 전쟁 준비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